방사능 노출돼 양쪽 다리 잃어 / 보육원 전전하다 미국으로 입양 / 女크로스컨트리 1.1㎞ 좌식 金 / 바이애슬론 銀 등 메달 3개 걸어1986년 4월26일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은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발생한 최악의 원전 관련 사고로 꼽힌다.

이 비극의 흔적을 온몸 구석구석 안고 살아온 옥사나 마스터스(29·미국)가 마침내 패럴림픽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마스터스는 1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여자 크로스컨트리 1.1㎞ 좌식 스프린트 결승에서 4분6초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 런던하계패럴림픽과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 등에서 모두 5개의 메달을 따낸 강자였지만 유독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정상에 섰다.

체르노빌의 끔찍한 방사능도 마스터스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그는 원전 폭발 3년 후인 1989년 사고 현장과 300여㎞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한 마을에서 선천적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생모가 방사능에 노출돼 자궁이 오염된 상태에서 그를 낳았기 때문이다.

양쪽 다리 정강이뼈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발가락은 6개씩인 데다 두 개여야 할 콩팥도 하나뿐이다.

생모는 중증 장애를 안고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버렸고 마스터스는 보육원 3곳을 전전하다 1997년 미국인 대학교수에게 입양됐다.

이후 새 인생을 살게 된 마스터스는 제 기능을 못하던 두 다리를 잘라내는 아픔 속에서도 스포츠 선수의 꿈을 키웠고 2012 런던 하계 패럴림픽에서 조정 혼성 더블 스컬 종목에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두 다리가 없는 대신 강한 팔심으로 패럴림픽 메달의 꿈을 이룬 마스터스는 동계종목에도 도전했다.

조정으로 키운 상체 근력으로 그는 좌식 크로스컨트리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2014년 2014 소치 동계 패럴림픽 땐 크로스컨트리 은메달(좌식 12㎞)과 동메달(좌식 5㎞)을 걸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10일 열린 바이애슬론 6㎞ 은메달, 11일 크로스컨트리 12㎞ 동메달 등 두 개의 메달을 더 추가했고 이날 스프린트 결승을 통해 자신의 스포츠인생 첫 금빛 메달을 손에 넣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