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3차협상나서 / 정부, 관세 ‘한국 제외’ 설득 큰 부담 / 미국, FTA협상 양보 요구 뻔해 / 김현종 “복잡한 주판알 튕겨야” / 트럼프, 폐기 압박… 힘든 협상 될 듯제3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번 3차 협상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미국의 철강 고율관세 부과라는 악재가 불거져 가뜩이나 버거운 협상이 고차방정식으로 꼬여 버렸다.

우리측은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미국의 조치에 ‘한국 제외’를 얻어 내야 하는 부담이 생겼고, 미국은 철강을 지렛대로 우리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미동맹을 부각하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도 있는 만큼 동원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협상에는 산업부 유명희 통상교섭실장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마이클 비먼 대표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양측은 지난 두 차례 개정협상에서 각각의 관심사로 제기된 사항들을 집중 논의하고 협상의 진전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양측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반덤핑 관세 등 무역구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자동차 분야의 시장 접근과 관세, 철강 등 상품의 원산지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번 협상에서도 우리 측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안전장치를 FTA 틀 내에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3차 협상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국가 면제를 얻기 위한 협상과 동시에 진행된다.

철강 관세 협상을 위해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현지에서 한·미 FTA 협상도 진두지휘한다.

두 협상의 시기가 겹치고 협상 창구도 같은 USTR라서 두 협상이 서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측은 철강 관세에서 한국을 제외하도록 미국을 설득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도 미국으로부터 ‘양보’하라는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김 본부장도 지난 8일 워싱턴에서 한국특파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복잡한 주판알을 튕겨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미국 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폐기할 수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얘기하는 마당이니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실무자 사이에서는 논리적인 대화가 될 수 있으니 가능하면 한·미 간 통상 현실에 대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서 우리 측 요구도 이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FTA 내에서 제시할 수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확대 등을 이용하는 것도 방안"이라며 "철강의 경우 23일까지 양자 협의 시한인 만큼 실무 협상보다는 고공 플레이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문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자동차와 대미 무역흑자가 많았던 철강과 기계 부문에서 미국이 자신들이 원하는 쪽으로 재협상하도록 흐름을 바꾸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철강 부문 관세 면제가 우리의 큰 목적인데 FTA 체결국 중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는 다 면제됐다"면서 "우리도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 동맹관계 등을 내세워 설득하고 중국산 철강 수입 조정 등을 제안해서 관세 면제를 담보받는 방향으로 개정협상을 끌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한·미 FTA 발효 6년차 교역자료에서 지난해 세계 수출이 15.8% 증가했으나 대미 수출은 686억달러로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미 수입은 17.4%나 증가했다.

한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줄었다.

2012년 2.6%였던 우리나라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늘어 2016년에는 3.2%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한 3.0%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지난해 미국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10.6%로 2위인 일본(11.5%)과의 격차를 0.9%포인트까지 줄였다.

세종=이천종 기자, 정지혜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