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치맥이 딱이지!"땀방울이 두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

영상 21도. 14일 오후 1시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주변 기온이다.

봄을 건너 뛰고 여름이 온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흘러 내리는 땀방울을 옷깃으로 훔치며 경기장에 도착했다.

평일 오후 1시 경기임에도 '치맥'(치킨 맥주) 생각이 간절했다.

1루와 3루, 포수 뒤편 테이블 좌석을 가득 채운 수백 여 명의 관중들도 이미 치맥을 즐기며 다가오는 정규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렸다.

'치느님' 영접을 기대하며 경기장으로 향했다.

시범 경기 관람을 위해 특별한 티케팅은 필요 없다.

모든 평일 시범 경기는 무료다.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면 간단한 가방 검사다.

"실례합니다, 가방 안 좀 볼 수 있을까요." 구장 스태프가 한 관중을 멈춰 세웠다.

"가방 검사는 왜 하는 거죠?"라는 관중의 물음에 구단 스태프는 "주류 반입 등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잠시 후 "1리터 이상의 맥주는 반입이 안 됩니다"라는 소리가 들렸다.

관중은 시중에서 판매 중인 1.6리터 짜리 맥주를 싸 들고 왔다.

관중은 "그럼 치킨은요?"라고 물었고, "괜찮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연간 1000만 관중을 눈 앞에 두고 있는 프로야구. '야구장=치맥'은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진 지 오래다.

그런데 맥주 반입을 못하게 하다니, '팥앙금 없는 진빵' 같은 상황이다.

야구장에서 치맥(치킨 맥주)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야구장 내에서 치맥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제약 조건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6시즌부터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네 가지 수칙을 준수하자며 'B SAFE'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SAFE'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S(security·안전)', 'A(attention·주의)', F(fresh·쾌적)', 'E(emergency·응급상황)'이다.

이를 위해 경기장 내 주류 반입은 제한된다.

아이스박스와 캔, 병, 휴대용 가스버너 등 조리기구의 반입도 불가능하다.

반면 1리터 이하의 미개봉 비알콜 음료에 한해 1인당 1개는 반입이 허용된다.

물병 등에 소주 등 주류를 담아 반입하는 구태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해서 야구장에서 치맥을 아예 못 즐기는 건 아니다.

치킨은 외부 주문도 가능하며 경기장 내 매점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맥주 역시 캔이나 병류의 경기장 투척을 방지하기 위해 1인당 컵으로 4잔까지 구장 내 매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오랜 만에 찾아 온 평일 오후의 여유를 야구장에서 치맥과 '진하게' 보내려 했던 관중은 아쉬웠겠지만, 관중과 선수 모두의 안전을 위해 '맥주 압수'는 옳은 조치로 보인다.

1982년 출범한 KBO는 어느덧 37살이 됐다.

강산이 변해도 족히 세 번은 변했을 이 기간 동안 관중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원년 143만8768명(평균 5995명)이 경기장을 찾은 프로야구는 2015년부터 3년 연속으로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올 시즌에는 3년 연속 800만 관중 돌파 및 역대 최다 관중 동원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 만큼 보다 더 성숙한 관람 문화가 필요하다.

'치맥'은 적당히, 응원은 뜨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