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변호인 통해 처음 입장 밝혀/변호인단 “국정원 특수활동비/예산으로 알고 써 뇌물·횡령 아냐”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선변호인을 통해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재판과 법정 출석을 모두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이 국선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국선변호인인 장지혜(35·사법연수원 44기) 변호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피고인(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는 이어 "피고인은 그런 내용을 보고받거나 승인한 적도 없다"며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밝힌 의견을 정리해 다음 기일에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1심 재판부의 구속기간 연장 결정에 반발해 사실상 재판을 보이콧하고 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한 국선변호인과의 접견도 거부해 왔다.

이날도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태도를 바꿔 국선변호인과 접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장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직접 만났는지, 아니면 제3자를 통해 전해 들었는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사건 3차 공판준비기일도 진행했다.

이 사건 국선변호인 정원일(54·〃31기) 변호사는 "피고인이 특활비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해도 국정원이 건넨 특활비는 대가성이 없어 뇌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특활비를 자신이 처분할 수 있는 예산으로 알고 사용했다"며 "불법 영득 의사나 고의가 없어 횡령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