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온 축제장 불법 노점상 위생, 바가지요금, 행사장 혼잡 등 해마다 문제 일으키지만 행정은 뒷짐 근절 대책 내놓지만 언제나 말뿐 애써 준비한 축제 노점상 배만 불려
봄을 맞아 이번 주 데스크칼럼은 시(詩) 한 수로 시작하려고 한다.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 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이해인 시인 ‘봄 햇살 속으로’ 유난히 길고 매섭던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겨울도 어느덧 훈풍에 밀려나고,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만큼이나 마음도 들뜨는 계절 ‘봄’이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타고 상춘객의 발길도 흐드러지게 핀 꽃을 따라 분주한 계절.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양산에서도 크고 작은 축제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배내골 고로쇠축제가 열렸고, 이달 한 달간 원동미나리축제도 진행한다.

지난 주말에는 축제추진위원회측 집계 10만명이 다녀가면서 양산 대표 봄 축제로 자리 잡은 원동매화축제도 열렸다.

이달 말에는 물금 벚꽃축제가 예정돼 있고, 5월에는 철쭉축제 소식도 들릴 것이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축제 가는 길도, 꽃을 보러온 건지 사람을 보러온 건지 헷갈릴 정도로 수많은 인파에 치이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인 것은 봄바람 부는 좋은 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제장 입구마다 자리한 휘황찬란한 천막들은 멀리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바로 축제의 불청객 불법 노점상이다.

혹자는 말한다.

신나는 대중가요가 흘러나오고, 이것저것 다양한 볼거리와 즐걸 거리 그리고 먹을거리가 있는 노점이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더욱 돋우는 양념이 아니냐고.단언컨대 이런 불법 노점상은 축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바도 전혀 없다.

정체불명 음식으로 인한 위생 문제와 바가지요금은 단골 민원사항이다.

대부분 주차장 터에 자리해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무분별한 영업행위로 가뜩이나 복잡한 행사장 일대 무질서를 부추긴다.

한탕 장사하고 떠나면 그만인 노점상이 축제가 끝나고 철수한 뒤 그 자리에 나뒹구는 쓰레기 뒤처리는 언제나 동네 주민과 행정의 몫이다.

무엇보다 불법 노점 탓에 축제 정체성은 깡그리 무시되고 모든 축제를 거기서 거기인 축제로 만든다.

축제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주범인 것이다.

그리고 이권 다툼과 자릿세는 또 다른 문제다.

본지 취재 결과 이번 매화축제에서도 일부 마을 이장이 공유지를 빌려주는 대가로 노점상으로부터 한 곳당 최소 수십만원이 넘는 자릿세를 받았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자릿세를 받았다는 이장은 축제 이후 행사장 청소 등에 사용한다고 주장하지만 행사장 뒤처리는 양산시가 담당하는 상황에서 명분도 없을뿐더러 근거 자료도 명확하지 않다.

일부에서는 불법 노점상 운영에 폭력조직이 연계됐다더라 하는 일명 ‘카더라 통신’도 들린다.

원동매화축제, 국화축제, 삽량문화축전 등 굵직한 축제가 열린 때면 양산시는 늘 행사장 주변 불법 노점상을 근절하겠다고 발표한다.

하지만 언제나 말뿐이다.

결과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불법 노점상을 막기 위해 수많은 공무원의 노력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불법 노점은 언제나 자리를 잡는다.

이후 대처는 더욱 실망스럽다.

“우리 담당이 아니다” 연계된 각 부서는 책임 미루기에 급급하다.

취재 차원에서 전화한 기자에게도 그럴진대 민원인에 대한 대응은 불 보듯 뻔하다.

이 부서에 알아보라 저 부서에 알아보라는 말만 들으면서 결국 돌고 돌다 지쳐 포기하는 것이다.

책임을 지는 부서가 없으니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

반복되는 문제에도 양산시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흔히 행정을 비판할 때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속담에 비유한다.

장님이 코끼리 일부만 만지고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았다고 하는 것처럼 자기 부서 일만 챙기고, 전체를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내 일이 아니니 모르쇠 하거나 알면서도 이번만 넘기고 보자는 식의 대처가 축제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당당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다.

난립한 불법 노점상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양산시로 돌아온다.

허가를 받고 정상 영업하는 지역 상인에게 피해를 주고, 쾌적하게 축제를 즐겨야 할 시민에게 불편을 초래한다.

축제추진위가 애써 준비한 축제가 불법 노점상 배만 불리게 해주는 셈이다.

누군가 양산시가 불법 노점상 단속을 ‘안 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단속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라고 묻는다면 수년째 지켜본바 ‘안 하는 것이고, 의지가 없다’라고 답변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임을 양산시는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