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고향 신안 ‘민어’·정주영 서산 한우 등 남북 화해의 순간 의미 담겨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전남 신안의 ‘민어해삼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꿈이 담긴 충남 서산 한우.겨레의 평화와 통일의 염원이 담긴 제3차 남북 정상회담 만찬 테이블 메뉴가 24일 공개됐다.

만찬은 앞서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소떼를 몰고 방북길에 올랐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 남북 화해의 순간을 이끌었던 인물들과 연관된 메뉴들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 개최를 위한 겨레의 염원을 담았다.

우선 김 전 대통령의 고향 신안 가거도에서 잡은 민어와 해삼초를 이용한 ‘민어해삼편수’가 눈에 띈다.

편수는 채소로 소를 넣어 만드는 개성 지방 향토음식으로 주로 여름철에 먹었다.

밀가루 반죽을 사각형 모양으로 펴서 만두소를 넣고 네 귀를 접어 네모 모양을 낸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삼초는 마른 해삼을 물에 불려 양념을 넣어 볶은 다음 후춧가루와 잣가루를 친 음식으로 조선시대 조리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도 기록이 남아있다.

민어는 일제강점기부터 전남 신안군 일대에서 최대 산지를 이뤘다.

밥을 짓는 쌀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마을에서 공수한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25일 봉하로 내려와 친환경생태농법을 시작했다.

농약 대신 오리를 쓰는 ‘오리농법’을 썼다.

‘오리농군’들은 논에 흙탕물을 일으켜 어린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막고 해충을 잡아먹는 동시에 배설물을 통해 천연비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첫해 55t의 벼를 수확해 전국에 판매했으며 ‘통일쌀 보내기 운동’을 통해 북한에도 보내졌다.

충남 서산 농장에서 자란 한우도 남북 정상의 입맛을 돋울 전망이다.

정 전 명예회장은 1998년 6월 16일 500마리, 같은 해 10월 27일 501마리 등 서산에서 자란 1001마리 ‘통일소’를 북한에 보냈다.

정 전 명예회장은 이를 통해 남북 민간교류 중 가장 큰 규모인 ‘금강산 관광 사업’을 성사시켰다.

평양 옥류관 냉면도 눈길이 간다.

옥류관 냉면의 만찬 음식 선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북측에 제안을 했고 북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북한은 평양 옥류관 제면기를 통일각에 설치하고 27일 수석요리사를 파견해 조리 후 만찬장인 평화의 집으로 배달할 예정이다.

평양 옥류관은 북한 김일성 주석이 공인한 평양냉면의 본가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김 전 대통령이, 2007년에는 노 전 대통령이 방문해 식사를 했다.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도 당시 평양냉면을 먹은 것을 인상 깊었던 기억으로 꼽는다.

남북 정상을 위한 추억의 음식들도 식탁에 오른다.

‘피란민 2세’ 문재인 대통령이 유년기를 보냈던 부산의 향토음식인 ‘달고기 구이’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유년기를 보낸 스위스 음식 ‘뢰스티’를 재해석한 스위스식 감자전을 선보인다.

만찬주로는 진달래꽃을 넣어 만든 면천 두견주(중요 무형 문화재 86-나호)와 문배술(중요 무형문화재 제86호)이 쓰인다.

문배술은 고려 왕건 때부터 내려온 평양 일대의 증류식 소주로 북한에서는 명맥이 끊겼지만 이기춘씨에 의해 재현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밖에 작곡가 윤이상의 고향 통영 바다에서 잡힌 문어로 만든 냉채, 비무장지대(DMZ)에서 난 산나물로 만든 비빔밥과 쑥국, 도미찜과 메기찜, 백두대간 송이꿀차, 제주 한라봉편 등 팔도의 유명 먹거리들도 만찬 테이블에 오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남북 양 정상의 배경과 의미 있는 지역의 특산물을 모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며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아 그분들의 고향과 일터에서 먹을거리를 가져와 정성스러운 손길을 더했다"고 밝혔다.

하정호 기자 southcros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