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김)사훈 선수가 너무 부담스러워하네요." 캠프 기간 포수 김사훈(31)에 인터뷰를 요청하자 돌아온 구단측의 대답. 이해가 갔다.

겨울 동안 김사훈은 팬들의 비아냥 대상이었다.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생긴 포수 공백, 관련 기사만 나오면 ‘김사훈만 아니만 된다’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마음의 상처가 컸다.

시간이 흘렀다.

김사훈은 1군 엔트리에 머물며 역할을 다하고 있다.

캠프 때 그렇게 지켜본 나종덕, 강동관에 강민호의 보상선수 나원탁까지 부족함이 넘쳤다.

조원우 감독은 "실제 경기에서 기량을 평가하지 못해 냉정히 장단점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망스럽다는 표현이다.

실제로 나종덕, 나원탁 등 1군 경험이 적은 선수는 내보내기가 불안했다.

수비 실수가 잦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도 있었다.

무엇보다 투수의 마음이 불안한 게 가장 치명적이었다.

고민 끝에 조 감독은 지난달 31일 김사훈을 콜업했고 포수 3명 체제를 유지하다 4일 나원탁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나종덕이 그나마 적응해가고 있는 정도다.

아직 명확히 주전포수를 정할 수는 없다.

나종덕이 9경기, 김사훈이 6경기 선발마스크를 썼다.

방망이에서는 김사훈이 우위다.

8경기 타율 0.250(16타수 4안타)다.

나종덕은 14경기에서 타율 0.043(23타수 1안타)다.

둘 모두 타팀 포수의 화력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롯데로서는 보유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수밖에 없다.

나종덕의 성장통도 받아들여야하는 세금이다.

지난 11일 울산 넥센전, 송승준의 갑작스러운 부상 강판 후 나선 진명호는 3⅔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2060일 만의 승리투수가 됐다.

진명호는 "한 번도 (사인에) 고개를 흔들지 않았다"고 포수 김사훈에 공을 돌렸다.

김사훈은 31일 NC전, 8일 LG전에서 레일리와 호흡을 맞춰 안정된 리드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레일리는 김사훈을 선호하게 됐다.

조 감독은 듀브론트의 전담포수로도 고려 중이다.

조금씩 김사훈 쪽으로 주전의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김사훈은 2011년 육성선수 출신이다.

항상 위치는 백업이었고 사직보다 상동이 더 익숙한 선수다.

경찰청 전역 후 지난해 기회를 받았지만 타율 0.184의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아직은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경험의 우위다.

나종덕, 나원탁이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형님은 형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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