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마존 등 공룡 전자 상거래업체 등장과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인해 기존의 소매점이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백화점 체인 시어스, 장난감 체인점 토이저러스, 전자 제품 판매 체인 라디오 쉑 등이 줄줄이 도산했다.

그렇지만 크고 작은 소매점이 모두 문을 닫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월마트 등 대형 소매 체인점은 온라인 쇼핑 판매를 강화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따른 판매 전략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도 식료품 체인점 홀푸드 등을 인수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판매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학도 온라인 쇼핑시대의 미국 소매점과 유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온라인 강의 수강만으로 학위를 딸 수 있는 디지털 대학이 급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대학도 온라인 강의를 대폭 늘리고 있다.

미국의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은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대학 온라인 강의 수강 신청자가 2002년에 160만 명가량이었으나 2016년에는 600만 명가량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강의는 그러나 교수와 학생 간 상호 교류가 부족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강의 수강으로 학점을 따서 졸업할 수 있는 디지털 대학은 일정 시간 동안 교수와 학생이 직접 만나 수업하는 ‘오프라인’ 강의 시간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 대학인 ‘U2’는 조지타운대, 남가주대 등 유명 대학들과 제휴해 온라인 강의 수강생이 이들 캠퍼스 시설을 이용해 교수와 만나 직접 강의를 듣고, 시험도 치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건축학과 등 특정 분야 전공 학생은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위를 취득하기 어렵다.

디지털 대학은 현장 학습이 꼭 필요한 학과의 오프라인 수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온라인 강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기존 대학이 문을 닫는 사태가 아직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 당국이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춰 생존을 위한 발 빠른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명문 공과대학인 조지아텍의 리처드 디밀로 교수는 "미래의 대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중간 지대에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실에서 직접 공부하는 방식과 온라인 수업을 절충한 ‘하이브리드 대학’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게 디밀로 교수의 주장이다.

조지아텍은 컴퓨터 공학 석사 과정을 개설하면서 미국 전역에 있는 다른 대학과 제휴해 이 과정에 등록한 학생은 조지아텍이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자신의 거주지에서 가까운 제휴 대학에 가서 일정 과정을 이수하도록 했다.

미 스탠퍼드대는 지난 2014년 ‘오픈 룹 대학’(Open Loop University)을 실험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6년의 기간에 걸쳐 대학을 다니도록 하되 언제든 학업을 중단하고, 취업해서 돈을 번 뒤 다시 자유롭게 대학으로 돌아와 나머지 코스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에도 굳이 자신이 선택한 전공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취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살리거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전공을 수시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MIT, 펜스테이트 대학, 보스턴대는 ‘마이크로매스터스’(MicroMasters)로 불리는 석사 학위 과정을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 등록자는 몇 년에 걸쳐 석사 학위 과정을 이수할 필요가 없이 시험을 치러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해당 분야 지식만 있으면 석사 학위 취득 과정을 기존의 4분의 1 또는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MIT가 2015년에 마이크로매스터스 프로그램을 개설했을 때 약 20만 명가량이 등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 과정에 도전한 학생은 9개월 사이에 130만 명을 기록했다.

기존 대학도 온라인 강의를 대폭 늘리고 있다.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은 재학생 5만 6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반드시 1과목 이상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도록 했다.

이 대학 수업의 3분의 1가량이 온라인 강의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