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실적과 시장 지위 개선 기대감으로 높이 날아오르려던 대한항공(003490)의 주가가 '물벼락 갑질' 사태로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

오너 리스크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보다 600원(1.81%) 오른 3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주가가 급락한 데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지난 12일 6.55% 떨어진 것을 포함해 16일까지 3거래일간 8%가량 하락했다.

주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 대행업체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이번 일로 조 전무가 최근 6년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을 맡았다는 의혹까지 드러나면서 국토부는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국적기 자격을 박탈하라는 국민청원이 봇물을 이루는 등 대한항공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계속 확산하는 모습이다.

물벼락 갑질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V) 설립을 재료로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었다.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JV 설립 인가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9일부터 물벼락 갑질 사태 전날인 지난 11일까지 15% 정도 올랐다.

아시아와 미주 도시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실적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신용평가사에서도 JV 설립으로 대한항공의 중장기적인 사업지위 개선이 예상된다는 평가도 내놨다.

주가수익비율이 낮은 등 저평가됐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작용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땅콩회항 이슈로 대한항공의 주가가 좋지 못한 흐름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물컵 논란이 호재들을 희석하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2014년 12월 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터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기대감에 오름세를 타던 대한항공의 주가는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땅콩 회항이 알려진 직후 그해 말까지 약 한 달 동안 대한항공의 주가는 2.7% 오르는데 그쳤다.

그에 반해 별다른 악재가 없던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29%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민중당 서울시당이 16일 서울 중구 한진그룹 앞에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폭력행위 의혹 항의서한 전달 기자회견'을 마치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