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김기식 사표 수리/의원 정치후원금 기부행위 추가/피감기관 부담 해외출장도 포함/선관위 명확한 기준 없어 난감/野 4당 인사·민정라인 경질 촉구/ 靑 “민정수석실 책임 없어” 반박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중앙선관위원회의 공직선거법 위법 판단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표를 수리했다.

김 원장 의원 시절 피감기관 제공 해외출장 등이 문제가 된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는 현행 인사검증 기준을 보완할 방침이다.

그러나 야권은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라인 전반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며 한층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통령이 김 원장의 사임 건을 결재했다"고 밝혔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김 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청와대는 "김 원장의 경우는 특정인의 문제만이 아니다.새로운 가치와 기준을 세워야 할 때"라며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김 원장 낙마에 따른 정치적 타격은 물론 지난해 부실 인사 검증 파동을 겪으며 한 차례 정비했던 인사검증 기준을 보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인사수석실 차원에서 인사검증 프로세스 보완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추가될 검증 기준은 국회의원의 정치후원금 기부 행위와 피감기관 비용 부담 해외출장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원장은 민정수석실의 검증을 받았으나 민정의 설문지에는 잔여 정치자금 처리에 대한 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사안 모두 선관위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명확한 새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차라리 500만원, 1000만원이라고 못을 박아줬으면 쉬웠을 텐데 선관위에서 금액을 분명히 제시하지 않아 더 골치 아파졌다"고 말했다.

피감기관 부담 해외출장이 만연했던 만큼 새 기준이 엄격히 적용되면 의원 출신 입각은 사실상 길이 막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 4당은 모두 청와대 인사·민정라인의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조 민정수석은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지에도 나와 있는 ‘불법적 재산증식’, ‘업무유관 기관·단체와의 거래’, ‘공금의 업무 이외 용도 사용’과 관련된 부분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말로가 보인다"며 "문재인 정권은 그토록 적폐라고 욕하던 박근혜 정권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각각 "코드 인사, 동종교배는 변종과 열성 유전자를 낳을 뿐", "반복된 인사 실패"를 언급하며 청와대 인사라인의 쇄신을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인사검증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원장은 사전에 선관위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았다.후원금에 대해 신고를 했는데도 선관위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당연히 김 원장은 이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1차적으로 선관위에서 문제가 없다고 한 만큼 민정수석실에서 이를 다시 살펴볼 이유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검증 설문에 해당 항목이 없었고, 이에 김 원장도 그런 사안이 있었다는 것을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정수석실 입장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그 뒤 문제가 있다고 하니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송민섭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