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사검증 아닌 민정수석실 업무/우리도 피해자… 전말 공개 잘된 일”/민주당 “과대망상 수준의 개인 일탈” 청와대는 17일 인터넷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48)씨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주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변호사 A씨를 백원우(사진) 민정비서관이 만난 데 대해 "(김 의원이) 일종의 신고를 해서 만난 것"이라며 "인사검증 차원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 측근 사정 업무 수행 차원에서 만났다는 설명이다.

"백 비서관이 (A씨를) 직접 만났으나 (총영사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전날 설명이 ‘실패한 인사청탁’ 논란으로 이어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적합하지 않다’고 표현한 것은 상황을 잘못 파악한 가운데 나온 단어 선택이었다.제 표현이 잘못됐다"며 "민정비서관은 (드루킹이) 문제가 있다는 신고로 (A씨를)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온 뒤에도 김 의원에 대한 드루킹의 압박이 계속되자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동향을 살피는 민정수석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은 (당시) 이 사건을 ‘협박’으로 본 것"이라며 "(사정)업무 특성상 처음부터 당사자를 만나지는 않는다.먼저 주변인 탐문을 통해 정황을 살핀 뒤 드루킹을 만나려고 했는데, 이미 경찰에 긴급체포가 된 상태여서 사건이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백 비서관이 3월에 A씨를 만나기 전 오사카 총영사는 이미 내정된 상태였다"며 "외교부가 2월에 엠바고(보도유예)를 걸고 내정 사실을 알려드리지 않았느냐. 그런 상태에서 피추천인을 인사 면접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부연했다.

청와대는 이 사건에서 청와대가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고위관계자는 "추천을 안 들어주자 (드루킹이) 앙심을 품고 우리를 공격해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지지 않았느냐"며 "이 사건의 핵심은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매크로 기계를 돌렸다는 것으로 이와 관련한 수사는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김경수 의원 같은 대통령의 최측근이 추천했는데도 인사에서 걸렀다는 것을 칭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김 의원은 청와대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 처음에는 인사청탁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가 어제 전말을 소상하게 공개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전혀 거리낄 게 없기 때문에 (공개가)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리스크를 털어낸 민주당은 ‘드루킹 사건’에 휩싸인 김 의원 엄호에 화력을 집중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드루킹이 평소 사이비 교주 같은 주장을 했다는데 허언증을 넘어 과대망상 수준의 개인 일탈을 두고 여당 차원의 개입 운운하는 것은 코미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예정대로 오는 19일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 광장에서 경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로 했다.

한편 A씨는 이날 자신은 드루킹과 인사 문제를 상의한 사실이 없으며 드루킹이 운영한 단체 활동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전날 백 비서관이 A씨를 ‘3월 중순’에 만났다고 했는데, A씨가 이날 입장문에서 밝힌 시점(3월 말)과 상이한 것으로 나타나자 "재확인 결과 3월 말이 맞다"고 정정했다.

유태영·김달중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