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 이사장 / 남북 동질감 회복 스포츠 효과적 / 국제대회 공동개최로 개방 물꼬 / 축구·농구 등 남북리그 만들어야 / 경제교류 이어지면 갈등 치유돼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민간교류는 물론 개성공단까지 폐쇄되는 등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런 풍파에도 유일하게 남북한 교류가 진행된 부분이 바로 체육분야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류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김경성(59)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이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면서 북한 선수들의 전지훈련을 도운 인연으로 뿌려진 남북체육교류의 씨앗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선수단 참가라는 열매를 맺었다.

더 나아가 북핵 문제로 돌파구가 보이지 않던 지난해 말 그가 꾸준히 열어온 남북축구대회인 ‘아리스포츠컵’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당국의 사전 접촉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는 북측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됐다.

김 이사장은 그래서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감정이 남다르다.

그는 1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번 회담에 대해 "북한은 체제보장을 가장 우선시하고 미국은 비핵화를 원한다"면서 "결국 우리 정부가 중간에서 양측의 입장을 잘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의 좋은 성과만 기대하는 것을 경계했다.

"비핵화 문제에만 몰두하고 나머지 쉬운 것을 빼먹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비핵화 문제는 남북 정상 간의 대화로 단숨에 끝내거나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큰 그림만 그리지 말고 타결이 쉬운 것들, 수용하기 쉬운 것들부터 먼저 확정하고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이 가장 수용하기 쉬운 분야가 체육이라는 것이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은 들쭉날쭉했지만 어느 정권이건 받아들일 수 있는 교류가 스포츠입니다.유엔의 제재 대상도 아니잖아요.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체육을 열어둬야 해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체육교류만큼은 어떠한 정치적 상황에서도 중단 없이 영구적으로 이어가겠다는 합의를 꼭 이뤄내야 합니다." 김 이사장이 체육교류를 강조하는 이유는 "스포츠가 남북 주민들이 동질감을 얻는 계기가 된다"는 점 때문이다.

그 예로 ‘류현진 효과’를 들었다.

김 이사장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메이저리그가 한국에 침투하게 됐다"며 "한국 프로팀에 북한 출신 선수가 뛴다면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대회의 남북 공동 개최, 그리고 축구·농구·배구 등의 종목에서 남북한 리그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남북한 주민이 접촉하게 될 터이고 이러한 개방 속에 북한 정부도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스포츠 교류는 곧장 남북 경제산업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프로축구 K리그가 북한시장으로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면 스포츠산업 자체가 커지고, 스포츠 산업만으로도 일자리 500만개를 만들 수 있다"면서 "남북경협 과정이 험난하고 어렵더라도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이름을 내걸면 달라지는데, 가령 동계아시안게임을 공동 개최하면 북한 쪽 개발사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경제 교류가 커지면 정치적 갈등은 자연 치유됩니다.가장 타결이 쉬우면서 문화 경제적 파급력이 큰 영구적 체육교류 협약을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반드시 성과물로 남겨야 하는 이유입니다."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