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몰린 ‘물벼락 갑질’/ 국토부, 임원직 유지 위법성 조사 / 진에어에 사실관계 확인요구 공문 / 법적·행정적 제재 방안 검토 착수 / 警, 폭행혐의 입건·출국정지 신청‘물벼락 갑질’ 파문을 일으킨 조현민(사진) 대한항공 전무 겸 진에어 부사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국토교통부가 미국 국적인 조 전무가 항공관련법을 어기고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데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물컵을 이용한 폭행 혐의 등으로 조 전무를 입건했다.

국토부는 비등기임원으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임원직을 유지하는 현재 상황의 위법성도 따질 예정이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조 전무의 항공업 복귀가 원천 차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부는 조 전무가 과거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을 지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국토부는 진에어 측에 외국인 등기임원 임명사실 및 사유, 장기간 결격사유 유지 이유 등에 대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또 국토부는 법률 전문기관 자문을 거쳐 법적·행정적 제재 방안을 검토해 문제가 있을 시 철저히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은 국적항공사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인인 조 전무는 2010년 3월 26일부터 2016년 3월 28일까지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라는 이름으로 진에어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사내이사)으로 일했다.

진에어 측은 "정확한 사정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논란의 소지가 있어 2016년 3월 등기이사에서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국토부가 조 전무의 진에어 등기임원 재직 사실을 알고 눈감아 줬거나, 또는 몰라서 방치했어도 모두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진에어는 2009년에 면허를 발급받았고 조현민은 2010년부터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는데, 당시 항공법령에는 등기이사 변경 등에 관한 보고의무 조항이 없어 지도·감독에 제도상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조 전무가 비등기지만 대한항공과 진에어 임원 자리에 앉아 회사 경영과 관련한 주요 결정을 내리는 것도 위법성이 없는지 살피기로 했다.

국토부는 외국인이 비등기임원으로 있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대한항공이 조 전무 지위를 이같이 설정한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조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조 전무에 대한 출국 금지를 신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회의 참석자 진술을 청취한 결과 조 전무가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음료를 뿌렸다는 진술이 확인됐다"고 정식 수사에 착수한 배경을 설명했다.

조 전무가 얼굴을 향해 음료를 뿌린 게 사실로 드러나면 폭행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A업체 광고팀장 B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매실음료를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B씨가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 관련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이런 행동을 벌이고 B씨를 쫓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은 조 전무가 얼굴을 향해 음료를 뿌린 것이 아닌 바닥에 컵을 던졌다고 주장해 왔다.

조 전무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임상혁 변호사는 한 통신사와 통화에서 "소환에 응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 혐의에 대해서는 "(법적인) 다툼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기천·이창수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