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북 해역 안전불감증 ‘여전’/3년간 2317건 사고·58명 사망/ 2016년 706건 → 작년 862건 ↑/ 대부분 졸음·항법 미준수 때문/ 레저인구·낚시객 증가도 한 몫/“안전의식 근본적 변화 급선무”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고에 대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있지만 해양사고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수나 업무 소홀 등 사고 대부분의 원인이 인재로 드러나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남·북 해역에서 발생한 침몰, 좌초, 충돌 등 해양 사고는 2317건으로 58명이 숨지고 22명이 실종됐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5년 749건이었던 해양사고는 2016년 706건으로 다소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는 862건으로 다시 늘었다.

레저인구와 낚시어선 이용객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관련 선박 사고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서도 전남지역 해안에서 어선 충돌과 침몰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 완도군 청산도 남쪽 6㎞ 해상에서 연안통발어선 근룡호가 침몰, 2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또 같은 달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인근 해상에서 탄자니아 화물선과 15t급 어선 연흥호가 충돌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지난달에는 163명을 태우고 홍도를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쾌속여객선 핑크돌핀호(223t)가 흑산도 북동쪽 근해를 지나다가 암초에 부딪혀 좌초됐다.

이 선박에는 승무원 5명과 승객 158명 등 모두 163명이 탑승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해경은 짙은 안개에도 무리하게 운항에 나섰다가 어선과의 충돌을 피하려다 암초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해양 사고 대부분이 기상악화 속 무리한 운항과 운항과실로 확인·추정돼 사실상 인재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해양안전심판원이 전국적으로 조사한 심판사건 중 233건 중 85%에 달하는 199건이 졸음, 항법 미준수 등 운항과시, 기기조작 실수, 조업 중 안전수칙 미준수, 선박운항관리 부적절 등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됐다.

해양수산부는 인재로 인한 해양사고가 급증하자 선장자격 기준 강화, 예비특보 발령 시 출항 통제, 위치발신장치 봉인제도 도입 등 안전대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 낚싯배, 여객선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해양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해 해양 교통안전 업무를 전담하는 전문기관인 해양교통안전공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 불감증에 대한 근본적인 의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종선 목포해양대 교수는 "연안사고들에 대한 대책을 국가에서 계속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안전의식이 변하지 않고 있다"며 "자동식별장치 등을 조업 중에 꺼버리는 일이 많아 조난을 당해도 즉각 구조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