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최근 각종 청탁이나 이권에 연루돼 수사기관에 입건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취약한 지역경제 구조에서 난립한 군소 언론사들이 낳은 결과로서 지자체 등 광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영방식을 개선하고 기자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북경찰청은 아파트 분양 홍보를 대가로 건설사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북지역 일간지와 인터넷 신문 기자 14명, 건설사 임원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남원에 아파트를 공급한 경남지역 한 건설사로부터 홍보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각각 현금 수백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달 14일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언론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회계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고 분석작업을 벌여왔다.

건설사 임원은 경찰에서 "기자들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있으나,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기자들 또한 "건설사에서 광고비로 받아 처리했고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사이에 오간 현금의 대가성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군산경찰서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군산시장 예비후보 A(63)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월 중순쯤 군산시청 지하주차장 등에서 군산지역 일부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16일 군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봉투 속에 넣은 것은 돈이 아니라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A4 용지 2장이었다"며 "보도를 요청하기 위해 기자에게 건네려 했던 것"이라고 억울해 했다.

그는 또 자신과 관련된 유언비어 등이 확산하고 있어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고 이번 의혹이 사실이라면 시장에 당선이 되더라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A씨를 만난 한 기자는 "‘동생같이 편해서 주는 것이니까 용돈으로 쓰세요’라며 봉투를 손에 쥐어줬지만 극구 거부했다.한참 실랑이 끝에 봉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군산시청 지하주차장 CC(폐쇄회로)TV 녹화영상 등을 확보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전주지법 정읍지원은 지난달 27일 하도급 업체에게 관급공사를 수주해주는 대가로 리스 차량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된 전북 일간지 부안 주재기자 김모(50)씨에게 징역 6개월과 추징금 728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부안 주재기자인 김씨는 2016년 4월 부안군이 시행한 줄포만 갯벌 생태공원 조성 공사를 하도급받게 해달라는 대가로 모하비 승용차를 받아 6개월 가량 타고 다닌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지검은 지난 1월 관공서와 업체로부터 광고비만 받고 집행하지 않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지역 신문사 대표이자 편집인을 구속하는 등 언론사 비위에 대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