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0년 만에 남북 정상 핫라인 개통 / 청와대·北 국무위 실무자 첫 시험통화 / 文대통령·金위원장 내주 초 전화 예상 / 현안 육성 조율, 안정적 상황관리 가능"평양입니다." (북한 국무위원회 소속 담당자)"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잘 들립니까. 정상 간 직통전화 시험 연결을 위해 전화했습니다."(송인배 청와대 1부속비서관)"잘 들립니다.반갑습니다."(북측 담당자)"서울은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북쪽은 어떻습니까?"(송 비서관)"여기도 좋습니다."(북측 담당자)"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 있길 바라겠습니다."(송 비서관)"그러면 이것으로 시험 통화를 끝냅시다."(북측 담당자)남북 최고지도자가 수시로 육성(肉聲)을 통해 남북 주요 현안을 조율할 수 있는 시대가 20일 열렸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이날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개통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 정상회담을 앞두고 내주 초쯤 첫 통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핫라인을 설치했다.

청와대는 북측에 핫라인이 설치된 곳은 ‘국무위원회’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이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을 만난 노동당 국무청사 내 그의 집무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북측도 우리와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는 1948년 분단 이후 70년 만이다.

이번 핫라인은 과거 국가정보원과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에 설치됐던 것과는 달리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핫라인 설치에 합의한 뒤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국정원과 북측 간에 가동된 직통전화는 최고지도자의 의사소통에 활용됐지만 정상 간 직접 통화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통전화는 이명박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2008년 끊겼다.

정상 간 핫라인이 개설됨에 따라 한반도의 신(新)국면에서 남북 최고지도자가 주요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단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의 제반 문제가 너무나 많고 그 문제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게 최고지도자 간 소통구조"라며 "지금까지 최고지도자 간 핫라인이 공식화된 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의 핫라인 개통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사안에 대한 관리가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오해나 오산에 의한 무력 충돌 가능성이 감소할 수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핫라인의 최대 목적은 작은 충돌이 전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 간 핫라인이 개설되면서 남북 간 연락수단이 다층적으로 확보됐다.

남북은 이전까지 크게 △판문점 연락 채널(33개 회선) △서해지구 군통신선(우발적 충돌방지 2회선 포함 6회선) △동해지구 군통신선(3회선·2011년 산불로 소실)이라는 3가지 소통 채널을 갖고 있었다.

한편, 청와대는 북측이 협의 과정에서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 준비 과정에서 북쪽에서 먼저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자고 제의해 와 의외였는데 이를 받아들였다"며 "이달 초 열린 남쪽 예술단의 방북 공연 과정에서도 북쪽이 먼저 휴대전화 10대를 제공해 이용했다"고 말했다.

김예진·박수찬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