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잠실 이지은 기자] 이날 한승혁(25·KIA)의 발목을 잡은건 역시나 '제구력'이었다.

한승혁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4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실점. 삼진을 5개 잡아낸 반면, 볼넷도 4개나 내주며 5회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투구수 104개를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기선제압에 실패한 팀도 4-6으로 패했고, 연승 행진도 3승에서 끊겼다.

들쭉날쭉한 컨트롤에 1회부터 고전하기 시작했다.

첫 볼넷은 1회 2번타자였던 최주환에게 나왔고, 2사까지 잡아놓고서는 양의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솔로포를 내주며 시작한 4회에는 세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볼넷 두 개에 폭투까지 나왔다.

5회에도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주며 이닝을 어렵게 시작했고, 1사 상황에서는 손에서 빠진 공이 김재호의 머리를 향했다.

결국 KIA의 벤치에서도 더는 두고볼 수 없었다.

프로 데뷔 8년 차에 접어드는 한승혁이 여전히 '미완의 대기' 타이틀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입단 때부터 150㎞대 강속구를 우습게 던지며 타 구단 스카우터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잡힐듯 잡히지 않는 제구는 이 파이어볼러를 '양날의 검'에 머무르게 했다.

1군 6시즌 동안 한승혁이 받아든 성적표는 175경기 7승15패 19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6.20. 2017시즌 KIA가 8년 만에 통합우승을 합작할 때도 한승혁은 그곳에 없었다.

2018년은 "올해는 다르다"를 외치며 시작한 시즌이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허벅지 통증으로 중도 귀국하면서 개막 엔트리에서 낙마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재활에 매진하며 지난 4일 기어이 1군에 합류했다.

복귀전으로 나선 SK전에서는 볼넷 하나 없이 4이닝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홈런 군단의 방망이를 잠재웠다.

예상 밖 호투에 김기태 KIA 감독도 '4선발'로서 한번 더 신뢰를 보냈다.

이후 등판한 10일 한화전에서도 5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선발로서 제몫은 했다.

이날 한승혁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7km까지 나왔다.

최저 속도도 145km로 장원준의 최고 구속(144km)보다도 높았다.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도 섞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아보려 했지만, 직구 제구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무용 지물이었다.

1회 23구, 2회 23구, 4회에는 무려 36구까지 던지며 투구수 관리에도 실패했다.

결국 제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올 시즌에도 과제로 남는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