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김정은 변수’가 복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 시점을 2년으로 잡고 있다는 게 미국 정부 소식통의 설명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현재 추진 중인 국가경제발전 5개년 종료 시점을 2020년 5월로 잡고 있다.

미국에서 2020년 11월에는 차기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한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년 사이에 ‘적과의 동침’을 통해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 굴레에서 벗어나 경제 발전을 추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핵 문제를 푼 ‘위대한’ 업적을 내세워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군사 옵션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북·미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김정은은 정권 붕괴의 위기를 맞을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정책 분야에서 국정의 추동력을 잃고, 차기 대선전에서도 궁지에 몰릴 수 있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일생일대의 도박을 하고 있고, 이 게임의 열쇠는 김정은이 쥐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김정은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협력하느냐에 따라 회담의 성패가 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마음만 먹으면 트럼프 대통령과 빅딜을 통해 그가 재선 고지에 안착할 수 있도록 ‘북풍’을 일으킬 수 있다.

오는 5월 말 또는 6월 중순께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은 또한 올해 11월에 실시되는 미국의 중간 선거에서도 핵심 선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미국 선거 일정과 북핵 로드맵미국의소리(VOA)방송은 최근 "미국의 선거 캘린더가 대북 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으로 인해 지난해에 고조됐던 북한과의 충돌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VOA는 "트럼프가 북한과 핵 문제를 놓고 협상에 나서는 데는 점증하는 국가 안보 위협을 제거하려는 목적과 함께 정치적 요인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합의를 끌어내면 2020년 대선에서 재선 고지를 점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북핵 사태를 자신이 해결함으로써 미국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로 남으려 하고 있다고 미국의 언론 매체 악시오스가 트럼프 지인들의 말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오직 자신만이 한반도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진심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의 등장은 김정은의 행운트럼프라는 인물이 등장한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다시 없는 행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비즈니스맨이어서 이념이나 전통, 가치 등을 무시한 채 이해관계만 맞으면 누구와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VOA는 "북한이 2020년 이전에 미국과 핵 협상을 매듭짓기를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다른 미국 대통령이 등장하면 북핵 협상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도 일단 2020년 미국 대선전 이전에 대미 협상을 끝내려 한다는 게 이 매체의 분석이다.◆10월의 서프라이즈트럼프 정부는 북한과 협상에 나서면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북한과 핵 동결이나 폐기에 합의했다가 그 이행과정에서 북한이 자국의 이익만 챙기고, 당초 합의를 파기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를 위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비핵화(CVID)를 하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해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VOA는 "김정은과 트럼프가 정상회담에서 합의점을 찾으면 국제기구의 사찰단이 오는 10월까지 북한에 들어가 검증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1월 6일로 예정된 미국의 중간 선거 직전에 사찰단 방북이 이뤄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인 치적을 내세워 집권 여당인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설 수 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