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과 치료·예방법김모(65·여)씨는 최근 눈에 통증이 있는 데다 자주 충혈이 되곤 했다.

앞도 잘 안 보이고 시력이 떨어진 듯한 느낌이다.

나이 탓이려니 하고 그냥 지나쳤으나 통증은 계속 이어지고 이물감이 느껴져 답답했다.

점차 일상생활에 불편이 커졌다.

결국, 안과를 찾은 김씨는 녹내장 진단을 받고 정기적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녹내장은 백내장, 황반변성과 함께 3대 노인성 안질환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방치하면 실명까지 이르게 하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병이 진행되더라도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이 때문에 건강검진이나 종합검진에서 녹내장 의심증세에 대한 이상 소견을 받고서야 안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안압과 연계된 시신경 질환녹내장은 안구 내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안압 상승이다.

높아진 안압이 망막 시신경 섬유층과 시신경을 압박하거나 시신경으로 공급되는 혈류량을 감소시킨다.

눈 속엔 ‘방수’라는 액체가 계속 순환한다.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물질이다.

그런데 이 방수의 생산과 배출 사이에 균형이 맞지 않을 경우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이 유발될 수 있다.

발병 초기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병이 진행되면 주변부가 뿌연 안개처럼 보이면서 차츰 시야가 좁아지게 되고, 말기에는 중심 부분까지 검게 보이다 실명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정상 안압이라도 안전하지 않아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2016년 건강보험 가입자 가운데 녹내장 진료 인원은 2012년 58만4600여 명에서 2016년 80만7700여 명으로 약 38% 증가했다.

또 그 가운데 중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60대 이상은 18만1000여 명으로 20%를 웃돌았다.

녹내장이 무서운 것은 시력 손상 외에도 합병증 때문이다.

녹내장 환자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뇌졸중 발생 위험도 커진다.

서울대병원 안과 박기호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만1959명을 분석했더니 ‘녹내장+고혈압’ 그룹은 고혈압만 있는 경우보다 뇌졸중 위험이 2.1배 높았다.

‘녹내장당뇨병’ 그룹의 뇌졸중 위험은 당뇨병만 있는 사람의 2.6배나 됐다.

주목해야 할 점은 안압 상승이 녹내장의 주된 원인이나, 정상 안압인데도 녹내장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정상 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통계적으로 정상 범위 내에 있는 상태에서 다른 동반 이상 없이 발생한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 교수는 "사람마다 시신경이 안압에 견디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어떤 사람은 높은 안압에도 버티는 반면 다른 사람은 낮은 안압에도 시신경이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명 비율은 5% 미만으로 낮은 편이지만 급성 녹내장에 비해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밀 검사를 받지 않을 경우 발견이 어렵다.

정상 안압 녹내장이 발생할 경우, 환자의 약한 시신경을 고려해 안압을 더욱 낮추는 치료를 시행한다.◆40대 이상은 1년에 한 번은 검진해야 황 교수는 "녹내장 초기에는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증상이 없다.중심 시야까지 침범한 말기에 가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이 때문에 40대 이상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번 망가진 시신경은 지금의 치료제나 의료기술로는 회복할 수 없다.

최상의 방법은 조기에 발견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녹내장을 치료할 때는 먼저 약물 치료(안압강하제)를 시행하고, 눈 상태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 치료를 진행한다.

평소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물구나무서기, 무거운 물건 들기, 목을 조이는 넥타이 착용, 엎드려 자는 자세, 흡연 등은 피한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시금치, 토마토 등 눈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