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팀 조사살찐 사람보다 마른 사람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사진) 교수팀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정신건강역학조사 자료를 연구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에서는 18세에서 74세의 한국인 표본집단 5905명을 대상으로 △자살을 생각해 보거나 시도해본 경험이 있는지 △매일 스트레스를 얼마나 경험하는지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등을 평가했다.

또 이를 BMI(체질량지수)별로 나누어 분석해 자살 관련 행동 사이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살폈다.

BMI와 자살 관련 행동의 상관관계를 한국인 표본집단을 통해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저체중군(BMI 18.5 미만)이 자살을 실제로 시도할 가능성이 정상체중군(BMI 18.5~22.9)의 2.4배에 달했다.

자살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비율은 1.6배였다.

비만인 그룹(BMI 25 이상)은 정상체중군의 1.3배였다.

마른 사람보다는 덜 위험한 상태라는 것이다.

삶에 대한 만족도 역시 마른 사람이 나빴다.

저체중군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가능성이 1.7배 컸다.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 비율도 1.3배다.

저체중군 10명 중 8명은 젊은 미혼 여성이었다.

실제로는 말랐는데도 스스로 살이 쪘다고 믿는 경향을 보인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다.

마른 몸매가 성공적인 자기 관리로 여겨지는 우리 사회에서 금식, 구토, 과도한 운동 등과 같은 부적절한 체중 조절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 교수는 "그간 간과되었던 저체중 성인의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연구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마른 체형에 집착하는 문화를 개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연구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태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