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원의 '댓글 여론조작 의혹'이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23일 야권은 손을 맞잡고 여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시선 피하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야3당은 이날 오전 공동으로 댓글 여론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을 발의하고 국회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박주선 대표·김동철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장병완 원내대표 등 야3당 대표·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회동해 합의한 내용이다.

이들은 회동 직후 "3당은 이번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이 상식과 정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현재 경찰과 검찰이 진실규명의 책무를 담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데 공감한다"고 뜻을 모은 이유를 밝혔다.

한국당 116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을 합치면 160석으로 특검안 본회의 통과도 가능하다.

야권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의 정국 주도권을 빼앗아 오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야권은 거듭 이번 댓글 조작 논란에 대한 책임을 여권에 요구한 바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당원 댓글공작 규탄 및 특검 촉구대회'에서 "여론조작으로 출범했으면 정권 출범의 정당성은 없다.이 정권의 출범이 과연 정당하느냐"고 따지며 이번 여론조작 의혹을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 여부까지 확대했다.

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그는 지난 2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주간 수사는커녕 은폐하고 증거를 덮는 등 수사를 받아야 할 경찰이 수사하는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 도덕성 수준을 나타낸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특검법 논의조차 거부하는 민주당 지도부에 즉각 특검 수용을 명령하라. 민주당이 대통령 입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온 국민이 안다"고 했다.

야권의 공동 압박에 민주당은 '회피' 전략을 택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경찰 조사가 미진하다면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특검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특검 문제는 지도부에 일임키로 했다"며 "경찰 조사를 충분히 하고 그 결과를 보고 미진하면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지도부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야3당 공조에 대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 야3당이 이를 '대선 불법 여론조작사건'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서 크게 유감을 표한다"며 "특히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이 한국당과 손잡고 드루킹 사건을 대선과 연관시키는 대선 불복 대열에 합류한 데 대해 매우 유감으로 규탄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앞서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조장한 혐의로 구속된 김 모 씨(드루킹)가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수백 건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권의 '댓글 여론조작 논란'이 커졌다.

한국당은 국회에서 천막 농성까지 벌이며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