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끝에서 빗방울 뚝뚝 떨어진다.

빗방울에 한옥 아름다움 선이 유난히 돋보인다.

남산한옥마을은 찾아오는 이에게 옛 풍경의 푸근함과 멋스러움을 선사했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비오는 날 흙길을 걷다 보면 시간도 잠시 쉬어가는 듯하고, 자연스레 아픈 마음이 치유되는 묘한 힘을 느끼게 된다.

남산한옥마을은 가까우면서도 잊고 지내고는 서울 도심의 정원이다.

한옥마을에서 하늘과 처마 끝은 보고 있노라면 눈과 귀가 자연의 품속에서 치유를 받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텅 빈 마당에서 촉촉이 비에 젖은 나뭇잎, 장독대에 고인 웅덩이, 골목길에 고인 빗물, 꽃잎에 고인 보석보다 더 빛나는 빗방울. 자연이 주는 심리적 여유는 콘크리트 건물에서 각박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선물이다.

마루에 앉아 비 오는 하늘과 처마 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도심을 떠나온지 한참 된 듯하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