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부적절한 수하물 반입 과정에서 관세당국의 협조가 있었다는 의혹제기에 대해 관세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내부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23일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이른바 '무관세 통관' 의혹과 관련 세관직원의 묵인 내지는 협조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 것은 있지만 사실로 확인된 적은 없다.제보만 갖고 감사에 착수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감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증언이 아주 구체적이거나 시기와 신원에 대해 확인이 돼야 한다.언론에 보도된 것만 갖고 감사에 착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조사를 진행하다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내용이 있으면 감사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한항공이 몰래 들여온 고급 양주를 세관직원들 접대에 사용했다'거나, '의전팀을 활용해 VIP고객의 수하물에 대한 통관절차상 편의를 제공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관세청 역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무관세 통관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세청은 작년 7월 대한항공 의전팀이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수하물을 대신 운반하는 과정에서 세관신고서 제출이 생략됐다는 22일자 본지 보도내용에 대해 "장차관이나 대기업 총수 등의 수하물도 다른 의전직원들이 픽업한다"며 "그것도 잘못됐다고 하면 잘못된 것은 맞겠지만 VIP고객에 대해서는 (다른) 직원이 (세관신고서를) 낸다든지 하는 정도는 양해한다.의전팀이 픽업한 짐은 이미 검사를 마친 것으로, 문제가 예상되거나 상당한 의심이 있지 않는 한 일반 국민처럼 빠져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해당일에 조 사장이 직접 세관신고서를 제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관세포탈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세관당국의 협조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관세청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세청에 대한 국회의 감사원 감사요청이 이뤄질 지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국회가 파행하고 있고,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감사원 감사의 실익이 낮다는 지적이다.

다만 현안이 된 만큼 상임위에서 어떤 식으로든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일단 국회가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앞질러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관세청이 했어야 할 일에 뒷북을 치고 있는 데 나중에 국회차원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점검이 있을 때 설명가능한 수준이 되도록, (감사요청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의식해서라도 조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현 의원은 "관세청이 다른 요청 없이 이니셔티브를 갖고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우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관세청이 세관신고 안내 강화 등 출입국 관련 탈세문제에 대응을 적극적으로 해왔지만 이번에 행동으로 확실히 보여주면 제도 개선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관세분야와 관계 없는 관세청장이 발탁된 것도 기존 관행에서 탈피하라는 요청이었고,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내부 반발이나 혹시 있을지 모를 문제를 극복하고 과감하게 조사를 진행해주기 바란다는 기재위의 결의문을 낸다든지 하는 논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세청은 지난 21일 한진그룹 총수일가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이날 오전 서울 방화동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업무공간이 있는 서울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서며 조사강도를 높였다.

관세청 직원이 21일 오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대한항공 항공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