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경기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국 경제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1%를 기록하며 기대를 웃도는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경기회복의 온기는 아직 사회 곳곳으로 퍼지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여러가지 근본적인 이유들이 있겠지만 일단 하나의 원인은 명확해보인다.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를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들이 쏟아진 가운데 정작 선굵은 정책을 보완해줄 세부 정책들은 아직 국회에서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정책 중 중기업계, 소상공인업계에서 가장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추경안 통과와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줄도산 우려, 기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간 만료로 인한 골목상권 침탈 우려 등 당장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가득한 상황이다.

위기상황을 타개하게 해 줄 최소한의 장치가 절실하다.

군산의 한국GM 협력업체들의 경우 기대감과 실망감을 거쳐 이제 분노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장관, 총리 등 수많은 고위직이 내려와 구체적 대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달라진 점을 피부로 느낄 수는 없었다는 게 업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정부는 이들 업체들을 위한 긴급경영지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 가용 가능한 예산은 상당부분 이미 써버린 상황이다.

추경안에 1500억원 긴급지원자금을 배정해 둔 상태지만 아직까지 법 통과는 요원해보인다.

여야간 정쟁으로 인해 한번 멈춰선 국회의 시계는 다시 돌아갈 생각을 않고 있다.

협력업체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대목도 바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국회다.

소상공인들 입장에선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이 역시 국회에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기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한이 오는 6월이면 만료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5월에는 반드시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안 중 어느 것이 더 맞느냐를 떠나 무엇이라도 좋으니 우선 특별법부터 제정하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만약 하루라도 정부정책의 공백이 발생해 무방비상태가 될 경우 그 틈새를 대기업들이 놓치지 않고 파고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급한 소상공인들이 연일 국회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잠자는 국회는 좀처럼 깨어날 생각을 않고 있다.

물건을 납품할 공장이 하루 아침에 문을 닫는다는 것, 평생을 운영해온 가게 코 앞에 대자본이 투입된 동종업종의 상점이 순식간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 중기·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상상해보면 볼 수록 절박하다.

한결같이 당장의 생계가 달린 문제들이다.

기업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보완책 요구는 차치하고서라도 당장의 생계를 위협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법안들만이라도 통과되기 위해 여야는 대승적으로 테이블 앞에 앉아야 한다.

심지어 IMF 때보다도 더 힘들게 느껴진다는 업체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이다.

국회가 오랫동안 잠들어 있는 가운데 중기·소상공인들의 잠 못 드는 날이 길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민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라는 점을 국회는 잊지 말아야 한다.

김나볏 중기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