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의제 설정으로 목적 명확… 구체적이고 압축적 대화 가능2018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래 처음으로 우리 측 지역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이뤄지는 만큼 세부적인 형식과 진행 등에서 1·2차 남북정상회담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사전 의제 설정 여부다.

과거 두 차례 회담은 ‘만남’과 ‘화해’를 포함한 정상 간 접촉에 무게가 실려 물밑에서 의제가 조율됐다.

반면 이번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개선 등 3개 의제가 공개적으로 설정돼 목적이 보다 명확해졌다.

방향성이 뚜렷한 만큼 양측이 과거 회담처럼 ‘신경전’과 ‘탐색전’을 벌이며 힘을 뺄 필요가 없어졌다.

대신 보다 구체적이고 압축적인 대화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개최 시기가 다르다.

역대 정권은 중·하반기에 회담을 열었으나 문재인 정권은 초기에 회담을 개최한다.

그만큼 회담의 추동력도 보장될 수 있다.

회담 장소도 바뀌었다.

북한 평양에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으로 옮겨진 것이다.

장소가 좁아지면서 의전이 간소화했고 ‘돌발 변수’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손님’ 역할을 맡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우리 측이 주도권을 행사할 여지가 커졌다.

과거 정상회담처럼 공식행사 장소가 갑작스럽게 변경되거나 일정 연기를 요청받는 등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된 상태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 전에 불필요한 심리적·체력적 압박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우리 대통령이 만나기 전 북한의 명목상 수반인 김영남 위원장을 먼저 내보내 북한의 조국통일 3대 헌장,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 등이 담긴 원고를 읽게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점잖게 듣고 넘겼지만, 참다 못한 노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얘기할 거면 뭐하러 만났습니까. 내일 김정일 위원장도 이렇게 하시면 오전에 짐 싸서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고양=김민순·김민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