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의 날’에도 팔 시위 계속… 유엔 안보리 조사 美 반대로 무산 / 이스라엘軍 ‘강경진압’놓고 서방·아랍권 온도차 / 전날 유혈사태로 2700여명 사상/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의 대학살”/중동·인권단체, 무력대응 맹비난/美 “이軍 정당한 무력사용” 두둔/이스라엘 “국가는 국경보호 의무”/英·獨 등 서방은 양측 자제 촉구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촉발된 유혈사태로 팔레스타인 시민 1300여명이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쓰러졌고, 이중 최소 60명이 숨졌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사관 이전을 비판해온 터키는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는 강수를 뒀다.

이스라엘 건국일 다음날을 일컫는 ‘나크바(대재앙)의 날’인 15일에도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충돌이 빚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대사관 이전 다음날인 15일에도 가자와 서안지구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전날 시위 과정에서 빚어진 유혈사태로 27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무장하지 않은 일반인들이고, 16세 이하의 어린이 8명도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최대 규모의 이슬람국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순회의장을 맡은 터키는 가자지구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무력사태의 책임을 물어 주터키 이스라엘 대사에게 잠시동안 자국으로 돌아갈 것을 요청했고, 주이스라엘 터키 대사 또한 본국으로 귀환할 것을 명령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팔레스타인 시위대 사망에 대한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인종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시위 강경 대응을 비판하고, 오는 18일 이스탄불에서 긴급 OIC 정상회의를 개최키로 결정했다.

이날 밤 이스탄불 탁심 지역에서는 6000명이 모여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중동권 국가들은 사태를 촉발한 미국과 시위대에 총을 쏜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이 대학살을 저질렀다"고 맹비난하며 사흘간의 애도 기간과 총파업을 선언했다.

중동 국가들의 반발에도 이스라엘이 정당한 무력사용이라고 강변하고 있고, 미국이 이를 두둔하면서 중동지역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라즈 샤 미 백악관 부대변인은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에 유혈사태 책임이 있다"며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이스라엘군의 발포를 두둔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모든 국가는 국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무력사용을 정당화했다.

시위대가 전례 없는 폭력을 사용했고, 무장한 테러범들이 분리 장벽에 급조폭발물(IED)을 설치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서방권도 이번 유혈사태와 관련해 비판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유혈사태에 대해 ‘분노와 슬픔’을 표하고 "투명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추진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독일 외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가자지구 국경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치명적인 무력사용의 최소화를 촉구하고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에게는 폭력 행위 중단을 당부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