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 종교지도자 알사드르 주도/집권당 3위… 현총리 연임 좌절/압승 정파없어 혼란… 연정 불가피이라크 총선에서 강경 시아파 종교지도자가 이끄는 야권이 승리했다.

AFP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외세배격’을 주장하는 민족·국가주의 성향 종교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행군자동맹’(알사이룬)이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알사드르는 수니파 후세인 정권이 몰락한 뒤 미 군정 시기에 반미 무장투쟁을 이끈 인물이다.

이번 총선에서 현 정부의 부패와 종파주의를 비판하는 선거운동을 해 큰 지지를 받았다.

그가 이끄는 행군자동맹은 이라크 18개주 가운데 수도 바그다드를 포함한 6개주에서 선두를 차지했고, 4개주에서는 2위에 올랐다.

이번 선거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이라크에서 격퇴한 뒤 처음 치러진 총선이라 주목을 받았다.

IS 격퇴전을 마무리 지은 현 정부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현 총리 하이데르 알아바디가 이끄는 ‘승리동맹’(타하로프 알나스르)은 전체 득표순위 3위로 밀리며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알아바디 총리의 연임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행군자동맹 등 야권의 승리가 최종 확정되면 새로운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승리한 알사드르가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개입에 비우호적 성향을 지닌 탓에 아랍권 정치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알사드르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행군자동맹을 장악하고 있다며 "(알사드르가) 이라크의 차기 지도자를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차지한 정파가 나오지 않아 이라크 정치권은 한동안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AFP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새로운 수상이 선출되고 연립 정부가 꾸려지기 전까지 주요 정파 간에 상당 기간 협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 의회의 의석 총수는 329석이며, 이번 선거에는 총 6990명이 입후보했다.

투표율은 44.5%에 그칠 정도로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총선이 열린 2014년 4월 투표율은 약 62%였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