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오전 8시로 판문점 평화의 집(사진)에서 열리고 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돌연 무기연기했다.

더불어 6월12일 북미정상회담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취소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등 봄바람이 불었던 한반도에 요란한 천둥번개가 몰아쳤다.

북한은 판을 깰 수도 있다고 나선 이유로 전쟁연습, 즉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례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과 태영호 전 런던주재 북한대사관 영사의 국회강연을 들었다.▲ 4·27선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북침전쟁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3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알렸다.

통신은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공중 선제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대규모의 '2018 맥스 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통신은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낭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통신은 "남조선 당국과 미국은 역사적인 4·27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을 벌려 놓음으로써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평화 애호적인 모든 노력과 선의에 무례무도한 도발로 대답해 나섰으며 선언 이행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커다란 우려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 북이 문제삼은 맥스선더 훈련에 F-22 스텔스 전투기 8대 등 100여대 참가북한이 강력반발한 맥스선더 훈련은 지난 11일 시작돼 오는 25일 진행되는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훈련이다.

이번엔 사상 처음으로 F-22 스텔스 전투기 8대가 한꺼번에 참가했다.

이밖에 B-52 장거리폭격기를 비롯한 F-15K 전투기 등 100여 대의 양국 공군 전력이 모여 연습한다.▲ 북남관계는 물론 조미수뇌상봉(북미정상회담)도 위태중앙통신은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주동적이며 아량있는 노력과 조치에 의해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과 조미대화 국면이 이번 전쟁연습과 같은 불장난 소동을 때도 시도 없이 벌려놓아도 된다는 면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선의를 베푸는 데도 정도가 있고 기회를 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은 그 어느 일방의 노력으로써는 이행될 수 없으며 쌍방이 그를 위한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힘을 모아 조성해나갈 때 비로소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남고위급회담이 중단되게 되고 첫걸음을 뗀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제정신이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면서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이런 식이라면 북미정상회담에 응할 수 없음을 내비쳤다.▲ 인간쓰레기(태영호) 국회에 내세워 최고존엄 헐뜯어중앙통신은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영호, 14일 강연서 "북한은 절대 핵 포기 안해"북한이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라고 언급한 것은 지난 14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포럼 북한전문가 초청 강연에서 '미북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것을 말한다.

이날 태 전 공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쉽게 내려 놓지 않을 것이다"며 북한 비핵화는 환상 또는 허구라고 했다.▲ 통일부, 16일 오전 0시30분 리선권이 '무기연기' 통보통일부는 "북측은 오늘 0시 30분 리선권 단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우리 측의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