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주한미군 가족 대피를 준비할 것"을 명령했다고 16일 CNN이 보도했다.

이 명령이 북한을 자극해 전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논의 끝에 '주한미군 가족동반 금지'라는 타협안으로 물타기를 시도했으며 이마저 결국 흐지부지되는 것으로 끝났다.

전, 현직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한 CNN은 "그 명령은, 만약 전면적으로 이행됐다면, 북한과의 긴장을 끌어올려 한반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더욱 다가서게 할 수 있었던 도발적인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연초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전쟁을 간주하고 있었다는 가장 명확한 표시"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초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일일 정보 브리핑을 할 때 8000여 명에 달하는 주한미군 가족의 대피준비를 명령했다.

이 명령에 대해 미국 안보 수뇌부는 △북한이 이를 전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 남북한 대화의 장이 될 평창 올림픽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부하직원들에게 주한미군 가족의 대피를 명령하는 대통령 각서를 일단 준비할 것을 지시했으며 하루 만에 만들어진 이 각서는 존 켈리 비서실장에게 전달됐다.

CNN은 "맥매스터-매티스의 막후교섭 덕분에 이 명령이 불발됐다"며 "두 사람은 주한미군 가족의 대피안을 취소하는 대신 향후 주한미군의 가족동반을 금지하는 내용의 축소된 타협안을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냈다"고 했다.

이 타협안도 결국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