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이 자기들의 진정한 터전이라고 믿는 중국의 한 부족이 화제다.

오래전부터 정부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겠다며 외부에 벽돌집까지 지어 줬지만, 1년을 겨우 넘기고는 살던 동굴로 돌아갔다.

비가 오면 문을 수리해야 하는데, 동굴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습기도 차지 않으며 겨울과 여름에 변화하는 날씨와도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구이저우(貴州) 성 쯔윈 먀오(紫雲苗)족 부이족 자치 현에 사는 주민 100여명(총 18가구)은 동굴을 평생 자기네 터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동굴 부족’인 셈이다.

주민들의 집이 옹기종기 모인 동굴은 폭이 최대 100m에 이르며 높이는 50m에 미친다.

가장 깊은 곳까지는 입구에서 230m나 걸어 들어가야 한다.

주민들의 대표자 격인 뤄모씨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더 나은 곳을 제공해주겠다고 하지만 결코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동굴에서의 삶에 만족하며 우리는 절대로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1949년 중국이 처음 수립되었을 무렵 나쁜 사람들의 공격을 피해 산골로 도망쳤다"며 "그때부터 터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가난을 타파할 계획을 세웠으며, 지난 5년간 830만명 규모의 주민들을 현대화한 마을로 이주시켰다.

하지만 아직도 3000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들은 생활 영위가 가능한 최저 빈곤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삶을 산다고 덧붙였다.

비록 사람들이 동굴 부족을 가난하게 볼지언정 주민들에게는 하늘과 땅을 벗 삼고, 솟아나는 물을 생명수로 여겨 살아갈 수 있는 동굴이 지상 낙원인 셈이다.

동굴 근처에 작은 나무 집을 짓고 살아가는 이들은 저마다 빗물을 모아 만든 작은 우물도 마련했으며, 가축 등을 키워 자급자족하는 인생을 살아왔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이들의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다행히 주민들을 발견한 어느 미국 출신 여행가가 자비로 시설을 구축하면서 전기 시설을 비롯해 학교도 설립하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은 탓에 주민들은 그가 고마우면서도 이름조차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 몇몇 아이들이 다녔지만 정부가 학생들을 근처의 마을 학교로 옮기게 하면서 이방인이 세운 학교는 몇 년 후 문을 닫았다고 SCMP는 전했다.

주민들은 여행으로 소소한 벌이를 한다.

물론 주 수입원은 아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1년에 며칠간 겨우 관광객들이 방문할 정도다.

대부분 관광객들은 짧게 머무르며, 먹을 것을 얻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가지 덧붙여, 정부가 주민들을 위해 인근 지역까지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했지만 "우리가 아닌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라며 "케이블카로는 가축도 나를 수 없다"고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종종 이곳을 찾는다는 정부 당국자 류모씨는 "마을을 떠나도 그들이 경작한 농지의 소유권을 인정해준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정부가 고용하는 건설 노동자가 될 길이 있다고 설명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을 기한으로 못 박은 정부의 가난 타파 정책에 꽤 압박을 받는 듯했다.

류씨는 "주민들이 계속 머물기를 주장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혹시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킬 가능성이 있느냐"는 SCMP의 질문에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