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다음달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경제협력 사업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제 발전은 사회간접자본(SOC) 확대부터 시작된다.

특히 북한은 철도 개보수와 도로 건설, 전력난 해결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국내 건설사들의 대북 인프라건설 사업도 이 방향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주택 개량까지 포함한 남북협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철도 총연장 길이를 제외하고, SOC 전반에 걸쳐 남한보다 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기준 북한의 철도 총연장 길이는 5226km로 남한의 3918km보다 길다.

전철화율도 남한(73.3%)보다 북한(79.8%)이 약간 높은 상황이다.

철도를 새로 깔아야 되는 상황은 아닌 것이다.

다만 북한 철도의 70% 이상이 일제 강점기에 건설돼 개보수 부진에 따라 침목 부식, 노반 침하, 터널·교량·기관차 노후화가 최대 문제다.

여기에 전철화율이 높기는 하지만 전력 등의 부족으로 운행 중단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기준 발전설비용량을 비교하면 남한은 총10만5866MW이지만, 북한은 총7661MW에 그친다.

발전전력량도 남한은 5404억kWh이고, 북한은 239kWh에 불과하다.

아울러 지하철 총연장은 남한이 674.2km이고, 북한은 34.0k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 개보수와 발전시설 건설, 지하철 공사 등은 대부분 건설업과 관련된 일이다.

실제 대북 경제협력이 시작되면 먼저 중단된 남북 연결 주요 철도 운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과 북을 연결하는 주요 철도는 경의선과 경원선, 동해선 등 3개 노선이다.

경의선은 모두 연결돼 있지만 지난 10년간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동해선은 남쪽 구간 중 영덕에서 삼척 구간이 2020년을 완공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경의선 운행이 재개되고 동해선 등이 모두 이어지면 중국 횡단철도나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유럽까지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도로는 상황이 더 열악하다.

2016년 기준 남한의 도로 총연장은 10만8780km이지만, 북한은 2만6176km에 불과하다.

고속도로 길이도 남한(4437.57km)에 비해 북한(774km)은 턱없이 짧다.

여기에 물류 수송을 담당해야 되는 항만 하역 능력도 남한은 11억4079만톤이지만 북한은 4157만톤 규모다.

북한에는 32개 항만에 8대 무역항이 있는데 일제 강점기부터 사용됐다.

북한은 1980년대 대외무역 증대 방침에 따라 나진, 청진, 남포, 해주, 송림항 등에 대한 확장 공사를 추진한 바 있다.

북한 SOC 건설과 관련해 국내 공공기관과 민간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지난 3월 남북철도 연결을 전담할 사장 직속 남북대륙사업처를 신설했다.

한국도로공사도 4월 초 남북 도로 연결사업을 위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시설공단도 남북철도 연결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사내에 대북 사업팀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진 대우건설도 북미정상회담 이후 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각 건설사들이 어떤 분야에 어떤 공사가 나올 것인가에 대해 면밀히 흐름이나 방향 등을 보면서 정보를 취합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주택 건설사업과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스관 설치 공사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높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주택연구원이 발간한 ‘북한 주택사업 중장기 전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북한에 1200만가구가 넘는 주택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북한에 주택 602만호(신규 440만호), 2030년부터 2040년까지 665만호(신규 560만호)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가스관 연결사업은 러시아 극동 지역 시베리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북한을 거쳐 남한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1990년대 초에 처음으로 논의됐지만, 남북 관계가 계속 틀어지면서 사업이 전혀 추진되지 못했다.

남북관계 훈풍으로 사업이 실제 진행된다면 설비를 맡게 될 건설사는 물론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상 수송비용보다 육로 수송비용이 30% 가까이 저렴해 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천연가스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다음달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다.

회담 결과에 따라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될 수도 있고, 아니면 잿빛이 될 수도 있다.

대북 경제협력의 최우선 순위가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업계가 모두 북미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인프라 사업인데 민간이 먼저 속도를 낼 수는 없다.지금은 유엔제재가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일단은 북미정상회담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한 사회간접자본 비교 내용. 출처/국가통계포털.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