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팔 주민 상황’ 분석 / “지구상 가장 큰 감옥 만들어… 주민들 절망감속에 살아가”60여명의 사망자와 3000여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가자지구 시위는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개관식이 촉발했다.

그런데도 그간 가자지구를 지구상에서 가장 큰 ‘감옥’으로 만들었던 이스라엘의 철저한 봉쇄정책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를 키운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전날 가자지구에서 ‘위대한 귀환 행진’ 시위에 참여하다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사망한 14세 소녀 웨살 셰이크 칼릴 가족의 삶을 조망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이 깊은 절망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웨살 가족에 따르면 아이는 14일 진행된 시위에 나서기 전부터 자신의 장례식에 대한 계획을 부모에게 알렸다.

웨살은 엄마 림 아부 이르마나에게 자신이 죽으면 숨진 자리나 할아버지 무덤 옆에 묻어 달라고 얘기했다.

림은 "아이는 이렇게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늘 얘기했다.웨살이 시위에 갈 때마다 그는 신에게 순교자로 허락해 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웨살은 며칠 앞으로 다가온 엄마의 생일을 위해 축하곡을 작곡하고 숨지기 전날까지 그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밝은 아이였다.

하지만 "시위에 나가면 다리를 분질러 버린다"는 오빠의 농담 섞인 위협에도 "기어서라도 가겠다"고 말할 정도로 단호했다고 림은 말했다.

결국 웨살은 11살 동생 모하메드와 함께 분리장벽 인근에서 시위하다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시위가 무장정파 하마스의 강압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고 있지만 가디언은 정치적 신념보다는 웨살처럼 곤궁한 삶에서 벗어나려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절망적인 감정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실권을 장악한 이후 육로와 바다로 통하는 길을 모두 막는 봉쇄정책을 도입했다.

190만여명의 가자지구 주민 중 절반가량이 심각한 물 부족(47%)과 에너지 부족(55%)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구호·의료 물자 반입을 막고 응급환자조차 가자지구 밖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도록 통제하는 등 친미 성향의 이집트와 함께 철저하게 주민들을 고사시키고 있다.

알자지라는 10년여간 지속된 봉쇄정책에 1000여명이 사망했고, 지난 2월에는 신생아 5명이 간단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