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수난시대라고 해야 할까. 이달 들어 정치인들이 시민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2건이나 발생했다.

무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14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A (50) 씨에게 맞았다.

제2공항과 관련한 후보 초청 토론회장에서 단상에 오른 A 씨는 원 후보를 향해 달걀을 던지고 얼굴을 때렸다.

자해 소동도 벌였다.

보도된 영상을 보니, 원 후보는 자리에 앉아 별다른 방어나 반격을 하지 않았다.

본디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위협을 받을 때 어떻게든 방어하는데도 말이다.

두 눈을 감고 고통을 참는 모습이 역력했다.

앞선 지난 5일에는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투쟁 중이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B(31) 씨에게 한 차례 턱을 가격 당했다.

곧바로 주저앉을 정도로 김 원내대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곧장 병원으로 실려 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한국당이 남북 정상회담을 '정치쇼'라고 비난한 것에 불만을 품어 범행을 저질렀다.

"맞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다"고 B 씨는 항변했지만,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할 수 없다.

A 씨의 폭행도 마찬가지다.

설령 정치 이념과 사상이 반대거나 행정적 정무 판단이 대립한다 해서 물리적 힘을 가하는 것은 백 번 잘못한 행동이다.

엄연히 폭력은 범죄다.

원 후보 딸의 '분노'처럼 내 가족이 누군가에게 맞는다고 상상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6·13 지방선거 운동으로 주민과 만날 일이 많은 이 시기에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우려스럽다.

두 정치인의 폭행 사건을 보면서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김 원내대표나 원 후보나 모두 '국민'을 위한 정치를 내세우고 있으니 이들의 정치 대상은 분명 '국민'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는 왜 불신과 분노를 불렀을까. 그리고 두 사람을 폭행한 그들은 왜 폭력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을까. 정치인을 향한 폭력의 정당성을 찾아보려 했지만, 사실 폭력은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누구나 정치적 의사를 밝힐 수 있다.

이런 국민의 의견을 모으고 조정하는 것이 선출직 정치인의 몫이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견이 묻힐 수도 있다.

자신의 의견이 묵살될 경우 1인 시위나 청원 등으로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자신의 목소리 혹은 소수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나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정치인을 폭행한다면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반대로 정치인들은 '경청'하는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 소수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국민을 위하겠다고, 소외받는 이들을 돕겠다고 하던 이들의 정치적 구호는 선거 후 자연 소멸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정치인의 이런 태도가 '불신'을 야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선거가 중요하기도 하다.

이제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출마자들은 거리를 돌며 시민의 손을 잡고 허리를 숙이며 한 표를 호소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앞선 두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다시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선 실학자 성호 이익은 관리를 뽑는 이유와 관련해 '성호사설'에서 "사람을 관리로 쓸 때는 반드시 재주와 능력을 가려서 써야 하며, 아무 하는 일도 없이 녹만 먹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공전만 거듭한 국회의원들에게 '세비 반납' 요구와 흡사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이익은 또, "고양이를 기르는 것은 쥐를 방비하고자 함인데, 탐욕스러운 고양이인 줄 모르고 기른다면 음식을 도둑맞는 해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개를 키우는 것은 도둑을 막아내고자 함인데, 사나운 개인 줄 모르고 키운다면 사람을 해치는 폐단이 더욱 커질 것이다"는 원(元)나라 정개부(鄭介夫)가 했다는 말로 어떤 관리를 뽑아야 하는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제 곧 선거다.

여야는 진보와 보수를 내세우며 지지자들을 향한 달콤한 말을 던질 것이고, 거기엔 '국민'이 있을 것이다.

지금 국민이 해야 할 일은 정치인을 향한 폭력이 아니다.

주권자로서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 참정권의 올바른 행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