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기록을 자주 언급하면 좋은 흐름이 깨질 것 같다."넥센 장정석 감독은 투수 김상수(30)에 대한 평가를 피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상수는 최근 호투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좋은 흐름을 위해 말을 아끼는 게 오히려 기록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내심 칭찬을 하고 싶지만 참으면서도 흐뭇한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미스터 제로’ 김상수는 넥센에게 보물 같은 존재다.

올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13홀드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의 행진과 리그 홀드 부문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줄부상으로 2군 전력이라는 타선의 위기는 탄탄한 투수진이 받쳐주고 있고 그 중심에 김상수가 있다.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지난 시즌 김상수는 넥센의 필승조로서 60경기에 올라 7패9홀드15세이브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며 전반기에는 잘해냈지만 후반기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으로 패전투수 명단에 자주 올랐다.

분명한 것은 2016시즌에 비해 일취월장한 실력과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넥센은 김상수의 역량을 믿었다.

올해 연봉도 37.5% 인상한 1억6500만원이 됐다.

비시즌에도 쉬지 않았다.

김상수는 "오프시즌 지난해 투구 내용을 되돌아 봤다"며 피홈런과 피안타율을 분석했다.

특히 "로케이션 선택에서 부족한 점을 알았다"며 해당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기대는 성과로 다가왔다.

개막 후 여전히 활약 중인 김상수가 중후반기에도 지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일 터. 김상수는 "(개인) 수치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오로지 팀 승리를 지켜내겠다는 생각 뿐이다.

이어 "팀이 2∼3점 차로 앞서도 있을 때 등판한다면 ‘한 점만 내고 막아내자’라는 생각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언젠간 0의 행진은 깨질 터다.

그보다 김상수는 ‘0’을 잃어도 팀 승리와 바꿀 수 있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기록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

장 감독이 김상수를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이유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