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가 35만77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저출산이 국가적 차원의 문제가 됐다.

이 가운데 ‘산후조리원’이 산모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으며 임신·출산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만만치 않은 비용으로 산모들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자체가 운영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은 전국적 7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는 단 한 곳의 공공산후조리원만 마련돼 있어 산모들 사이에서는 공공산후조리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6·13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후보들이 출산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공공산후조리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공공산후조리원을 확대해 출산율 확대에 기여하겠다는 것인데 산모들은 물론 산후조리원 업계 내에서도 지방선거 이후 공공산후조리원이 확충될 것인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인맥 형성까지…10명 중 7명 이용하는 산후조리원, 가격은 고공행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산부 10명 중 7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한다.

산모들이 몸조리하며 각종 질병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후조리원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은 산모들이 육아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인맥 형성 장소로도 각광받는다.

문제는 산후조리원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지역 산후조리원 147곳의 2주 평균 이용료는 319만6800원에 이른다.

이는 각 홈페이지에 있는 요금 중 최저가만 두고 봤을 때 나온 금액이다.

마사지·용품대여·서비스 업그레이드 등의 부가 이용료를 포함하면 금액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첫 조사 때 산후조리원 125곳의 2주 평균 이용요금(250만 원)과 비교하면 6년 새 27.8%(69만6800원) 높아졌다.

지난해 2월 산후조리원 157곳의 2주 평균 이용요금(313만2600원)보다도 2.0%(6만4200원) 상승한 값이다.

일부 산후조리원은 2주 기준 2500만 원을 받는 등 빈부 격차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산모들은 산후조리원의 수익 사업화로 과도한 가격 책정이 이뤄졌다며 경제적인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산후조리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부담은 산모와 가족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반면, 공공산후조리원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에게 대안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공공산후조리원 평균 이용료는 160만 원으로 민간 산후조리원 평균 이용료의 절반에 불과하다.

게다가 공공산후조리원의 경우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어 감염·사고 등의 위험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공공산후조리원 이용은 로또 당첨? 전국 7곳에 불과…대기자 쌓여 문제는 전국적으로 공공산후조리원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은 서울 송파구 1곳, 제주 서귀포시 2곳, 충남 홍성군 1곳, 전남 해남군 1곳, 강원 삼척시 1곳에 불과하다.

17일 전남 공공산후조리원 2호점이 개원하면서 전국 공공산후조리원이 7곳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유일한 공공산후조리원인 송파 산모건강증진센터의 경우 지난 2014년 3월 개원 후 3년간 누적 이용객이 8만5264명에 달한다.

깨끗한 시설과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다른 지역 임산부들 역시 이용하고자 오랜 기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설 이용료는 송파구 주민일 경우 2주에 190만 원, 타 구민이 이용할 경우 209만 원으로 사설 산후조리원과 비교해 1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지난 2015년 농어촌 출산환경을 개선하고자 개원한 해남 공공산후조리원 역시 예약 대기자가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공산후조리원 확대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산모들은 공공산후조리원에 들어가는 것이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며 출산율 확대를 위해서라도 관련 시설이 늘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지방선거 앞둔 후보들,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공약 쏟아내 이에 다음 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마다 공공산후조리원을 건립하겠다는 공약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송파 산모건강증진센터를 모델로 반값 공공산후조리원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산후조리원을 2020년까지 서울 8개 권역에 한 개씩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권역별로 공공산후조리원도 설립해 산모의 부담을 줄이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경수 후보뿐 아니라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 허대만 포항시장 후보 등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역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산후조리원 확충을 내걸었다.

자유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취약계층 산모의 경제적 부담 완화 및 출산 장려문화 확산을 위한 공립산후조리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1개소를 설립하고 임기 내 5개 자치구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은 6·13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매년 55억 원을 투입해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하고 산모와 신생아의 치료 편의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박홍률 전남 목포시장 예비후보 역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 가운데 하나로 '공공 산후 조리원'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인 김명만 예비후보도 공공산후조리원을 지역에 유치해 산모들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산후조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