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작년과 같았다면 레아 샤리부의 집은 그의 15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가족들의 노래가 울려 퍼졌을 것이다.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먼지를 가려주는 대나무 아래에 앉은 채 만든 음식을 즐겁게 나눠 먹으며 하루를 행복으로 장식했을 것이다.

올 2월 레아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되면서 이들 가족의 삶은 완전히 망가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레아의 엄마 레베카(45)는 언제 딸이 집으로 돌아올지 기다리느라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올 2월, 나이지리아 북부 요베 주(州) 다프치시에 있는 학교가 보코하람의 공격을 받은 뒤 여학생 100여명이 납치됐으나 한 달 후 일부 여학생들이 돌아오면서 당연히 레아도 엄마를 향해 달려올 거라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웃들이 돌아온 딸을 반기는 사이에도 레아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레베카는 살아 돌아온 다른 여학생에게 딸이 어디 있냐고 물었다.

놀랍게도 여학생은 레아가 이슬람으로의 개종과 교육을 받지 말라는 보코하람의 말을 거절하는 바람에 아직도 억류되어 있다고 말했다.

눈앞이 캄캄해진 레베카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아직도 건강을 완벽히 되찾지 못하고 있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레아는 교회에 착실히 다녔다.

레베카는 "우리 딸은 목소리가 아름다웠고 듣기만 해도 즐거웠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 레베카 곁에 딸은 없다.

레베카는 딸이 돌아오면 다시는 학교에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목숨을 내놓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낫다는 이유에서다.

보코하람의 협박이 두려워서일까. 집에 돌아온 소녀들은 그 이후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베카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누구도 자기를 찾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연을 들으러 온 사람이 없었다면서 갑자기 나타난 CNN 취재진에 놀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레베카는 "교회 단체 차원에서 몇 사람이 다녀갔다"며 "우리는 정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처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CNN이 레베카의 발언을 토대로 사실 확인에 나섰지만, 정부와 주 당국은 서로 상대만을 가리키며 확실한 답변 내놓기를 거부했다.

국민을 지켜야 할 나라마저 눈을 감고만 현실이다.

80일이 지나도 주인이 돌아오지 않는 레아의 방은 어둠만 가득하다.

지난날 레아의 가족이 지나온 길을 나타내는 듯하다.

슬며시 레베카 옆으로 다가온 레아의 남동생은 엄마를 따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제쯤 레아가 돌아올지를 생각하느라 이들 가족의 집은 또 다시 적막함만 감돌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