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주빌리은행 채무상담 / 60대 이상 24%↑… 20∼40대는↓ / 개인워크아웃 신청도 20% 늘어 /“금융정보 소외… 맞춤대책 필요”김모(65)씨는 40대 시절 사업 실패로 4000여만원의 빚을 지면서 장기채무자가 됐다.

일용직 건설노동자로 일하면서 그날그날 조금씩 빚을 갚아나갔다.

최근 드디어 원금을 다 갚았다고 생각했던 그에게 자신도 몰랐던 또 다른 채무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

그 사이에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었던 것이다.

낙심한 김씨는 마지막 끈은 붙잡는 심경으로 채권 소각 운동과 채무상담을 해주는 시민단체 주빌리은행에 채무상담을 신청했다.

60대 이상 고령층이 고금리 대출 부담으로 벼랑 끝에 몰려있다.

가계대출 규제도 고소득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어 저소득 고령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주빌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담 1690건 중 60대 이상의 상담 신청이 227건이었다.

이는 2016년 183건에 비해 24% 늘어난 것으로, 20∼40대의 상담이 오히려 소폭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주빌리은행은 "노년층으로 갈수록 본인의 채무가 자녀들에게 상속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채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에는 문재인정부의 빚 탕감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채권을 빨리 회수하려는 추심이 늘어나면서 상담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2016년 46.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60대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채무조정 신청자도 크게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8만3998명 중 60세 이상 신청자는 7899명이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300명(19.7%) 늘어난 것으로 전 연령을 통틀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프리워크아웃 역시 1443명 늘어 50대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율이 높았다.

빈곤 노인들은 소득이 거의 없다 보니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권 대출을 받는 것은 더욱 힘들다.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60세 이상 가구 중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가구 비중은 30.4%로 1년 전보다 4.4%포인트 늘어났다.

2012년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때문에 점차 우량고객 위주의 대출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변변한 소득이 없는 고령층의 빚 부담이 다른 연령층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순덕 주빌리은행 채무상담팀장은 "고연령층 채무자는 인터넷으로 채무조정 정보 등을 찾는 데 익숙하지 않고 자신이 죄인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혼자 짊어지려다가 막다른 곳으로 몰리는 사례가 많다"며 "아무리 갚아도 고금리 채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채무자 입장에서 상담·지원할 수 있는 곳과 관련 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