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아스타제로’ 야네빅 대표 방한"자율주행 시험은 기존 차량 시험처럼 단순 물리적 시험만 진행하는 게 아닙니다.시험주행 빅데이터를 축적해 기술 개선을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그러니 우리 ‘아스타제로’나 한국의 ‘케이시티(K-City)’ 같은 자율주행차 전문 시험시설은 기존 시설과 비교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17일 오전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경기 화성시에 준비 중인 자율주행 실험시설 케이시티를 방문한 스웨덴 자율주행시험기관 아스타제로의 피터 야네빅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가 아직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한 데다 그 산업 특성상 기존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다양한 주체가 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기에 시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스타제로와 케이시티는 모두 자율주행 실험을 전문으로 하는 시험시설이다.

이날 야네빅 대표는 마티아스 란드그랜 스웨덴 기업혁신부 사회기반시설 차관이 이끄는 스웨덴 경제사절단과 함께 케이시티를 찾았다.

기자는 케이시티 방문을 마친 뒤 서울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야네빅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웨덴 정부 산하 연구기관 ‘RISE’와 찰머스 공과대학이 손잡고 설립한 아스타제로는 2012년 수도 스톡홀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고텐버그에 세계 최초 자율주행 전용 시험시설을 착공해 2014년 완공했다.

케이시티는 올해 말 완전 개방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야네빅 대표는 "스웨덴은 세계 최고의 교통안전 국가로서 애초 ‘액티브 세이프티’(충돌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개념) 기술 개발이 매우 활발했다"면서 "그런 분위기에서 완벽히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신기술로 자율주행의 중요성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었고, 자연스레 그 기술 검증을 위한 인프라 확보가 세계 최초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것과는 사뭇 다른 접근이다.

현재 스웨덴은 다양한 주체가 매우 활발하게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볼보, 스카니아 등 유명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아스타제로에서 각 기관의 개발 기술을 시험 중이라는 게 야네빅 대표의 설명이었다.

그는 "현재 아스타제로 예약률은 100%"라면서 "자율주행 시험을 원하는 고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현재 아스타제로는 시험주행장을 추가 건설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스타제로에선 시험주행장 총 4곳이 운영되고 있다.

소유주에게 이익을 귀속하지 않는 비영리기관인 아스타제로는 수익 대부분을 시험 기능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

아스타제로의 연간 매출은 약 1억 스웨덴크로나(약 124억원)다.

야네빅 대표는 "아스타제로는 독자적인 연구진을 갖춰 매번 시험 역량을 갱신하고 있다"면서 "일반 자동차 업체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아스타제로는 다양한 도로환경·주행여건에서 그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케이시티 방문 중 야네빅 대표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자율주행차의 사이버보안 강화를 위한 연구 협력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케이시티가 5G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자율주행에 적극 활용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저희는 여러 여건상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이버테러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양사가 이 부문 데이터를 축적해 교류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성=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