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 한차례 폭풍이 휘몰아쳤다.

세차게 내리는 비에 돌풍과 벼락까지 동반해 새벽까지 시끄러웠다.

tvN 새 월화드라마'어바웃타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오후 9시쯤. 드라마에 출연을 하기로 했던 배우 이서원이 강제 추행 및 특수협박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첫 방송을 앞두고 갑작스러게 차질이 생긴 것이다.

특히 제작발표회 전 날 불거진 일이라 '어바웃타임' 측은 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7일 열린 제작발표회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이서원 성추행' 악재에도 불구하고 화기애애했다.

'꽃미남 배우 이상윤의 활약으로 현장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의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새 월화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어바웃타임'(이하 '어바웃타임') 제작발표회는 예상보다 차분하게 진행됐다.

평소보다 더 많이 몰린 취재진에 다소 어수선하기는 했지만 큰 문제 없이 시작을 알렸다.

이상윤, 이성경, 임세미, 한승연, 김로운, 김형식 PD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가 시작되고, 취재진 카메라 앞에 선 배우들은 밝은 미소를 지었다.

주연배우 이상윤은 다소 상기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이내 긴장을 푼 듯 환한 미소를 보였다.

취재진들은 연신 플래시를 터트리며 평소보다 더 오래 배우들의 표정에 집중했다.

현장에서 만난 출연진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배우들은 어제 기사를 통해 해당 사실(이서원 논란)을 알게 됐다"며 "다들 당황한 듯 하다.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만났는데 표정이 그리 밝진 않았다"고 귀띔했다.

김형식 PD는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묻는 질문에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서원의 사건과 함께 스태프로 추정되는 사람이 재촬영 때문에 '죽고 싶다'는 글을 게재한 것이 신경 쓰인 듯했다.

김 PD는 작품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해당 사항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16일 소속사(블러썸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이서원의 상황을 전달 받았다"는 김 PD는 "소속사와 제작사가 협의해 하차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에서 이서원이 맡았던 캐릭터의 비중이 그리 크진 않지만 스토리 전개상 필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지금 대체 배우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스태프로 추정되는 인물이 남긴 글에 대해서는 "방송과 제작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현재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추가 인력을 투입하거나 다른 일정을 조율해서 스태프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거운 분위기는 금세 밝아졌다.

김 PD가 배우들의 캐스팅 비화를 공개하면서 현장의 탁한 공기는 조금씩 사라졌다.

특히 이상윤이 이성경과의 나이 차에 대해 묻는 질문에 "9살이면 그리 많은 나이차는 아니지 않냐"고 발끈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때부터 이상윤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한 바퀴는 안 돌았으니 나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는 것 같진 않다"며 "제가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이성경 씨의 큰 키였다.'평균 신장 180 커플'이라고 들었는데, 비슷한 신장이 나이 차를 극복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엉뚱한 말을 해 웃음을 더했다.

이어 "따로 노력도 하고 있다.외모도 밀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피부과도 다니고 살도 뺐다.헤어스타일과 옷차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밝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상윤은 '이서원 논란'이 아닌 스태프 관련 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 PD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마이크를 잡은 그는 "스태프가 올렸다는 글을 제작발표회 오는 길에 들었다.그런데 우리 스태프가 올린 글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라는 궁금증이 있었지만 아무도 생각이 안 났다.저희 현장은 그 정도로 돈독한 신뢰를 갖고 촬영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좋은 에너지가 작품에 잘 담겨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 그는 시청률 공약 질문에 대해 "7% 넘으면, 시청자 몇 분을 추첨해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선물하고 싶다.우리 드라마 제목에 '멈추고 싶은 순간'이 들어가는데 잘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분들의 의견은 묻지 않았지만 여기서 제가 나이가 제일 많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해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사회자가 행사를 끝내려고 하자 이상윤은 "잠시만요. 제가 재밌는 에피소드 말씀드릴게요"라며 끝없는 수다본능을 드러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어바웃타임'은 수명시계를 보는 능력을 지닌 여자 최미카(이성경 분)와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운명에 엮인 남자 이도하(이상윤 분)가 만나 사랑만이 구현할 수 있는 마법 같은 순간을 담아낸 운명구원 로맨스다.

21일 오후 9시30분에 처음으로 전파를 탄다.

방영되기 전부터 탈도 많고 말도 많았지만 현장에서 보여준 배우들의 유쾌한 분위기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두번째 스무살'에서 호흡을 맞춘 이상윤과 김 PD의 재회로 더 큰 관심을 모은다.

한편, '어바웃타임'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이서원은 성추행 혐의로 입건되어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6일 지난달 8일 이서원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서원이 술자리에 동석한 여자 연예인 A씨에게 키스 등 신체 접촉을 시도하다가 거부당했다"고 했다.

이어 "이후에도 이서원이 계속된 신체접촉을 시도했고, A씨는 남자친구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며 "이 모습을 보고 화가 난 이서원은 흉기로 A씨를 협박했다"고 전했다.

또 이서원은 당시 조사에 나선 담당 경찰관에게도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원은 극중 26살에 브로드웨이를 섭렵한 뮤지컬 감독, 조재유 역을 맡아 출연할 계획이었다.

여주인공 이성경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지난 2월부터 촬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서원은 분량을 꽤 찍어놓은 상태다.

하지만 '어바웃타임' 측은 "서브 스토리를 담당하는 조연으로 분량이 절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해당 장면을 재촬영하더라도 방송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서원의 소속사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모든 분들께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공식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현재 이서원은 KBS 2TV '뮤직뱅크' MC에서도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