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엇박자에 바빠진 靑 … "입장차 적극 조율할 것" / 靑, 정의용 주재 NSC 개최 / 北 핵실험장 폐기 참관 재확인 / 고위급회담 조속 개최 추진도 / 정 실장·볼턴 통화… 의견 교환 / 靑 “北 대화 의지 큰 변화 없어”/ 文 대통령, 22일 트럼프와 협의 / 北 태도·입장 충분히 전달할 듯청와대는 17일 최근 증폭된 북·미간 비핵화 입장차를 상호존중 정신하에 적극 중재하기로 했다.

아울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 6·15 공동행사 준비 등 4·27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차질없는 이행 방침을 재확인하고 북측이 연기한 남북고위급회담의 조속한 재개도 추진한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원회를 열어 최근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일방연기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미측 비핵화 논의를 강도높게 비판한 최근 상황 및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 청와대는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간과 남북 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NSC는 또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선언이 차질없이 이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15일 열릴 예정이었던 고위급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측과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NSC는 이달 다음주로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 6?15 공동행사 준비 등 향후 주요 남북관계 일정을 판문점선언 합의 정신에 따라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자정 무렵 북한의 일방적인 고위급 회담 연기 통지 후 자칫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공식언급을 삼가한 채 북측 진의 파악에 주력했다.

그 결과 NSC 논의 등을 거쳐 비핵화 관련 북·미간 입장차를 적극 중재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정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6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청와대는 이번 상황 수습을 위한 남북정상통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그간 유보적이었던 입장을 바꾸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22일 열리는 한·미 회담 전에 핫라인(직통전화) 통화를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대로 한·미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핫라인으로 직접 전달할 수도 있다.

어느쪽이든 북·미가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한·미정상회담 및 중재역인 문 대통령 비중이 다시 커지는 형국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NSC 결과에 대해 "여러 채널을 통해 입장을 조율하겠다는 뜻은 정부가,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좀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정의용-볼턴’ 채널을 비롯해 한·미 정상 간 소통 및 남북 간 물밑 접촉 등을 총동원한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당장 22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저희가 파악한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충분히 전달하고, 반대로 북에 대해서도 미국의 견해를 충분히 전달해서 이견을 조정하고 접점을 넓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청와대는 미국에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언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북한에는 미 정부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일단 판이 깨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CVID’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비아식’이라는 표현을 삼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리비아는 핵 개발계획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택했지만 결국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붕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거부감이 큰 사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 성명 이후 나오는 반응을 보면 북·미 양측이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는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한도 대화를 하겠다는 기본적 자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성준·유태영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