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회담 무산 위협에 맞대응 자제 / 기존 모델 아닌 ‘신조어’ 만들어내 / “北·美 정상회담은 차질없이 준비” / NYT “北 자극한 볼턴 제어할 필요” / 美 정치권은 “北의 미끼 전략” 분통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의 북·미 정상회담 무산 위협에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은 특히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제기한 ‘선 핵폐기, 후 보상’을 골자로 한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에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점을 의식해 ‘트럼프 모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 북한을 달래려는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두 번 만난 뒤 ‘새로운 대안’을 거론한 것처럼 백악관이 기존의 어떤 모델도 아닌 새로운 접근법으로 북한 핵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밝힌 ‘트럼프 모델’의 실체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빅딜을 성사시킨 뒤 북핵 문제를 우주의 대폭발처럼 ‘빅뱅’식으로 초반에 일거에 매듭짓자는 구상을 밝혀 왔다.

북한의 정상회담 무산 위협은 미국 조야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 채 "두고 보자"를 연발했을 뿐이다.

백악관은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6·12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은 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치권은 북한의 협박에 분통을 터뜨렸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북한의 미끼 전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짜로 북한에 아무것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한 일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에게는 군사옵션이 있다"고 대북 군사적 대응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해법’으로 북한을 자극한 볼턴 보좌관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는 데 최대 장애물이 볼턴 보좌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또 김 위원장이 최근 연거푸 두 번이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북·미 정상회담 무산 위협을 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내세운 ‘단계적 동시조치’를 통한 북핵 해법을 적극 지지하는 등 김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NYT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북한카드’를 미국에 역이용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CVID 성사를 기대하면서 자신에게 이미 노벨평화상을 수여했지만, 북한이 발끈하고 나서 김 정권이 거의 분명히 그런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을 일깨워 줬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언론매체 ‘쿼츠’는 "김정은·트럼프 회담이 실패하거나 만남 자체가 무산된다면 그것은 북한지도자의 변덕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 정부의 일관성 없고 순식간에 변하는 메시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