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제작 파인하우스필름) 주연배우로 나서 전 세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신예 배우 전종서(24)가 "감사하다"는 마음을 고백하며 첫 작품을 만난 소회를 밝혔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 8년 만의 신작으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 그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어릴 적 친구 해미(전종서 분), 해미가 아프리카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의 이야기로 젊은 세대의 무력감과 분노를 그려냈다.

는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한 카페에서 전종서와 만났다.

그는 "아직 제 연기가 어떻다, 잘했다, 못했다고 말할 수 없는 단계"라면서 "'버닝'은 제 이상의 것을 끌어내줬다.감사하다.지금 제 것이 아닌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버닝'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이 오디션으로 발굴해 낸 전종서는 '버닝'이 데뷔작이다.

생애 첫 작품으로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고, '꿈의 무대'로 불리는 칸에 입성했다.

배우로서는 모든 게 처음이다.

천진난만하게 대중을, 작품을, 그리고 칸을 만난 전종서다.

'버닝' 촬영 현장을 "사랑이 많은 촬영장"이라고 표현한 그는 칸에 초청받은 일도 "영화제에 간다는 것보다는 작품을 함께한 사람들과 비행기를 타고 어딘가에 간다는 게 참 좋았다"며 "구성원 모두가 함께 못 간 것이 아쉽다"고 고백했다.

"누가 대선배고, 누가 감독님이라는 권위적인 분위기가 촬영장에 없었어요.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연기를 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했죠. 저와 가치관이 맞는 현장이었어요. 촬영장에서 함께한 모두에게 정말 배운 게 많아요. 저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다 좋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정말 사랑이 많은 촬영장이었어요. 모두가 인간적이었고, '일'이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한 분이 없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신 이창동 감독님을 존경합니다.""(대중을 만날 때) 어떤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사무적이게 될 수 있는데 그러고 싶지 않아요. 저에게 항상 좋은 모습을 원하실 수 있지만 제가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겠죠. 저라는 사람은 좋을 때는 좋은 모습, 좋지 않을 때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아요. 연애할 때처럼 말이에요. 배우는 대중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직업이에요. 대중과 교감이 많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전종서가 '버닝'에서 연기한 해미는 믿으면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해미를 향한 종수의 시선, 해미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 여러 상황이 종수에게 주는 분노는 젊은 세대의 통증을 관념적이게,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더 선명하게 그려낸다.

전종서에게 '버닝'은 어떤 작품일까. 그리고 그는 '버닝'이 대중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기를 바랄까."다 살기 힘들죠. 직업, 사회적 위치, 성별 등을 다 떠나서 인간은 외롭고 힘들고, 그것으로부터 분노가 있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버닝'을 봤을 때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어요. 저를 위로해주는 영화예요.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똑같지는 않지만 모두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현재를 인지하게 해준 영화, 자화상 같은 영화예요.""'버닝'은 두 번 봐야 해요(웃음). 제 또래 분들은 '버닝'을 처음 보면 '무슨 소리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두 번 보면 공감이 되고 위로가 돼요. 그리고 깨달음이 있어요. 균형에 대해, 그리고 옳고 그름이 없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죠. 옳고 그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신만의 특성, 타인의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게 돼요. '버닝'은 현재를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곳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