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사진) 특별검사팀이 20일의 준비기간을 거의 채우고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한다.

2개월 넘게 진행된 경찰 수사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확인해 문재인정부 실세 형사처벌이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 특검은 경찰이 25일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모든 관련 기록을 넘겨받아 오는 27일 수사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특검(고검장급) 1명과 특검보(검사장급) 3명을 비롯해 파견검사 13명, 파견공무원 35명, 특별수사관 35명 등 총 87명으로 꾸려진 드루킹 특검팀은 서울 강남역 부근 사무실에 입주도 마쳤다.◆정권 실세 연루설에 꼬리 내린 경찰 수사드루킹 사건은 네이버에 게시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의 댓글 추천 수가 급속히 올라가 조작이 의심된다는 의혹이 일자 네이버가 지난 1월19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며 시작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도 네이버 기사 댓글에 대한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 조작 정황이 발견됐다며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과정을 거쳐 2월 초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사건을 맡게 됐다.

경찰은 1개월 넘게 수사한 끝에 댓글 조작이 이뤄진 장소로 드러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3월21일 압수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하던 드루킹 등 3명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이들은 민주당원이었다.

경찰이 드루킹 일당의 휴대전화에서 압수한 메신저 대화 내용을 분석하던 중 정권 실세인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당시 민주당 의원) 이름이 처음 등장했다.

지난 4월13일 민주당 당원들이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는 사실이 한겨레의 특종 보도로 처음 알려졌고, 이어 다음날인 4월14일 김 당선인 실명도 공개됐다.

이때부터 ‘문 대통령 측근이 댓글 조작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김 당선인은 물론 현재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실명까지 등장했다.

드루킹은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2017년 5월 대선을 앞두고 김경수 앞에서 매크로를 장착한 ‘킹크랩’ 서버를 시연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비록 김 당선인은 "소설 같은 황당한 얘기"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이제 드루킹 사건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여권이 댓글 공감 수 부풀리기를 통한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으로까지 비화했다.◆허익범 특검이 파헤쳐야 할 3대 의혹은?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44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이 지금까지 확보한 디지털 증거자료는 2시간 영화 6600편 분량인 26.5테라바이트(TB)이며 수사기록도 4만7000쪽에 이른다.

경찰은 김 당선인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밝혀내진 못했다.

김 당선인의 전직 보좌관이 드루킹 측에서 불법 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가 드러난 게 고작이다.

경찰은 김 당선인이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란 점을 의식한 듯 소극적 수사로 일관해 ‘봐주기’란 비난을 들었다.

송 비서관은 아예 소환조사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문재인정부 최악 스캔들로 거론되는 드루킹 의혹은 이제 특검에 의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진상규명만을 앞두게 됐다.

특검이 밝혀내야 할 3대 핵심 의혹으로 △김 당선인과 드루킹의 관계 △송 비서관과 드루킹의 관계 △드루킹 일당이 지난해 5월 댓글 여론조작으로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이 꼽힌다.

마침 허 특검팀은 박상융(53·사법연수원 19기), 김대호(60·〃19기), 최득신(49·〃25기) 변호사 3명이 특검보로 참여하고 검찰에서도 수사 능력을 인정받는 방봉혁(56·〃21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장 겸 수석 파견검사로 합류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2016∼2017년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쳤던 박영수 특검팀을 능가하는 ‘드림팀’, ‘어벤져스’로 기록될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