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첨단과학 아이템’으로 시청자 공략방송가에서는 가상현실, 로봇, 인공지능 등 첨단과학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전파를 타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에 이어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가 가상현실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드라마 MBC ‘로봇이 아니야’에 이어 KBS2 ‘너도 인간이니?’까지 로봇과 인공지능을 소재로 채택했다.

빠르게 바뀌는 사회에 맞춰 시청자들의 취향도 변화하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과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아이템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가상현실에 빠진 예능프로그램예능계의 트렌드는 ‘리얼’이다.

특히 연예인들의 일상생활을 날 것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주는 ‘관찰예능’이 수년째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리얼’과 정반대에 있는 ‘허구’‘가상’이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는 넷플릭스의 국내 첫 오리지널 콘텐츠 ‘범인은 바로 너!’가 끊었다.

유재석을 비롯해 안재욱·김종민·이광수·박민영·엑소 세훈·구구단 세정 등이 가상현실 속에서 탐정이 돼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각 에피소드들은 수사 드라마처럼 연결돼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 거대한 비밀이 밝혀진다.

멤버들은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고 연기를 한다.

원조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의 조효진·김주형 PD가 연출했다.

뒤이어 MBC가 지난 3일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를 선보였다.

가수, 배우 등 연예인 10명이 어느 날 갑자기 이유도 모른 채 가상의 세계인 두니아로 ‘워프’됐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공룡 세상 속에 떨어져 다른 사람과 협동을 통해 생존하는 내용의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듀랑고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다.

듀랑고 특유의 사운드와 UI는 물론이고, 갯벌에서 소라게를 잡는 장면은 듀랑고의 임무 수행 과정을 연상케 한다.

출연자들의 생존을 도와주는 의문의 여성 ‘K’ 의상과 역할 등 또한 듀랑고의 NPC ‘K’와 똑같다.

박진경·이재석 PD는 "모든 게 설정인 가상현실 안에서 출연진이 벌이는 상황극"이라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로봇과 인공지능을 사랑한 드라마‘로봇과 인간의 사랑’은 언제나 매력적인 소재다.

‘바이센테니얼 맨’(2000년) 등 영화계와 방송계에서 수년 전부터 채택을 해왔다.

특히 2016년 3월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었다.

방송가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인공지능과 로봇을 다루는 드라마를 연달아 내놨다.

MBC ‘보그맘’(2017년 9월∼12월 방영)과 MBC ‘로봇이 아니야’(2017년 12월∼2018년 1월 방영)가 대표적이다.

‘보그맘’은 천재 로봇 개발자 손에서 태어난 AI 휴머노이드 로봇 아내이자 엄마인 ‘보그맘’이 아들이 입학한 유치원에 입성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았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레르기 때문에 제대로 여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남자가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렸다.

KBS2에서는 지난 4일부터 또 다른 인공지능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를 방영 중이다.

재벌기업에게 아들을 빼앗긴 로봇공학 어머니가 아들을 닮은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기획 단계만 2년 이상 걸렸으며, 방송을 내보내기 전 이미 후반작업까지 마친 사전제작 드라마다.

서강준은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와 PK그룹 재벌 3세 남신의 1인2역을 맡았다.

공승연은 열혈 경호원 강소봉을 연기한다.

제작진은 인공지능 로봇의 대국민 인간 사칭 프로젝트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AI 휴먼 로맨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인간이 주축을 이루는 세상 한가운데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해 정체를 숨긴다는 점에서 ‘로봇이 아니야’ 등 기존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