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9곳 점검결과 발표/신용·주요정보 제대로 반영안해/가산·우대금리 등 제멋대로 적용/일부는 고의 누락… 최고금리 부과/은행 자체조사 후 환급조치키로직장인 A씨는 은행에서 가계대출 5000만원을 받으면서 2년 동안 6.8%의 대출이자를 냈다.

하지만 사실 A씨가 적용받았어야 할 이자는 6.3%로, A씨는 50만원을 더 낸 셈이 됐다.

은행이 금리를 계산할 때 A씨의 연소득 8300만원을 전산에 입력하지 않는 바람에 가산금리가 추가된 것이다.

은행들은 2012년부터 대출금리 산정에 관한 모범규준을 제정해 운영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준금리에 리스크 관리비용 등 원가와 마진, 우대금리 등의 가산금리를 적용한 최종 금리가 결정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적용하면서 고객 신용과 관련된 주요 정보를 누락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21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한국씨티·SC제일·부산은행 9곳의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B 은행의 일부 영업점에서는 소득이 있는 고객의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소득이 없거나 제출된 자료의 소득보다 작다고 입력한 사례가 다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영업점은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높으면 가산금리를 부과하고 있는데 고객의 소득을 누락시키는 바람에 부채비율이 높아졌고 이자도 많아졌다.

C 은행의 일부 영업점은 고객이 제공한 담보를 전산에 입력하지 않는 수법으로 이자를 더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D 은행의 일부 영업점은 기업고객에게 전산시스템으로 산정한 금리가 아닌 기업고객 최고금리(13%)를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을 받은 고객이 신용등급 상승을 근거로 금리인하를 요구하면, 금리를 인하해주는 대신 기존에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금리를 낮춰주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일부 은행에서는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경기변동에 따라 달라지는 신용프리미엄을 주기적으로 재산정하지 않고 고정값을 적용하거나, 경기 불황기에 맞춰 적용하는 방식으로 가산금리를 올렸다.

금감원은 고객 소득과 담보 누락, 최고금리 적용으로 부당하게 높은 이자를 부과해 소비자가 손해를 본 경우 은행이 자체조사 후 환급 등의 조처를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출을 약정할 때 소비자가 금리산정 내역을 알 수 있도록 은행이 기준금리, 가산금리, 부수거래 우대금리 등을 명시한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제공하도록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은행연합회가 대출금리를 비교 공시할 때 우대금리 등 가감 조정금리를 별도로 공시해 소비자의 혜택 여부를 정확히 알릴 예정이다.

대출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정되도록 모범규준도 개선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금리 상승기에 취약 가계나 영세기업의 신용위험이 과도하게 평가돼 불공정하게 차별받는 사례가 포착되는 경우 즉시 현장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