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인구 27명의 작은 마을인 노스다코타주의 앤틀라에서 뉴욕과 보스턴 등 대도시에 이르기까지 미국 곳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작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만 명이 미 전역 750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모여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백악관이 최근 ‘격리 수용’ 정책을 폐지했지만, 미진한 후속 조치에 대한 항의를 표출한 것이다.

뉴욕에서는 이에 분노해 시위대 3만명이 맨해튼 동쪽 브루클린 대교를 건너며 "이민자들이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외쳤다.

이민자가 미국 사회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는 주장이다.

워싱턴에서는 오전 9시부터 시위대가 모여들어 백악관 인근에서 5만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밀입국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트럼프 정부의 ‘무관용 정책’에 분노했다.

워싱턴 집회엔 민주당 의원들도 다수 참여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벤 카딘, 에드 마키 상원의원과 조 케네디 3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등이 구호를 외치고 연설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가수 얼리샤 키스, 할리우드 여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등 연예인들도 이번 집회에 동참했다.

홀로코스트 희생자 유가족을 포함해 30명이 연단에 오른 가운데 ‘미국 연합 그리스도 교회’ 트레이시 블랙먼 목사는 "역사는 사랑이 언제나 승리한다고 말한다"며 "우리는 사랑의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섭씨 30도가 훌쩍 뛰어넘는 뙤약빛에서 집회 주최측은 시민들에게 수시로 물을 마시고 선크림을 사용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시위가 2시간을 넘어서면서 무더위에 노출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긴급 구급 처방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떠나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소유한 골프클럽에 머물렀다.

이 골프장 인근에서도 수백 명이 참여한 집회가 열렸다.

NBC방송은 최근 밀입국자를 전원 기소하는 무관용 정책으로 남부 국경에서 밀입국 부모와 격리된 아동이 2300여 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무관용 정책 중 격리 수용 규정이 폐지된 이후에도 2000명의 아동이 부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