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스포츠 종목 갑중의 갑(甲)이다.

인기가 제일 높으니 영향력도 막강하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 23세 이상 프로선수 출전을 금지시켰다.

월드컵 인기에 흠집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FIFA는 IOC에게 미안한지 '23세 이상 선수 3명을 포함시켜도 좋다'는 와일드카드 제도를, 관중동원 미끼로 사용하라며 슬쩍 내밀었다.

한국축구대표팀도 와일드 카드를 성적을 위해 이용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그 것과는 좀 다르다.

성적보다 더 강한 동기, 병역 특례혜택을 받아 내라는 임무가 와일드카드게 있다.

◇ 1973년 도입된 병역특례'병역특례', 즉 '체육요원 병역특례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나라를 빛내는 길이라고 판단한 정부와 스포츠계는 선수들에게 돈보다 더 중요한 동기를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

그 것이 바로 병역특례 혜택이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4주간 기초군사훈련만 마치면 병역의무를 마친 것으로 간주한다.

물론 해당종목에서 34개월간 선수로 뛰어야 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이나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544시간 사회봉사를 해야하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하지만 선수생활 단절(특히 프로선수의 경우 돈벌이)이라는 치명상을 입지 않는다는 점에서 20대 청춘이 받을 수 있는 최대 혜택이다.◇ 축구 와일드 카드, 올림픽은 1996년부터· 아시안게임은 2002부산부터 축구에서 와일드 카드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도입됐다.

아시안게임은 그 보다 6년 뒤인 2002부산아시안게임 때 시작됐다.

FIFA와 IOC는 올림픽 축구 출전 자격을 신분(아마추어)에서 연령(23세 이하)으로 변경키로 합의하면서 흥행과 성적을 고려해 23세 이상 선수 3명까지 출전이 가능(와일드카드)토록 합의했다.◇ 10번의 와일드카드 성공한 경우 단 두차례, 확률 20%에 그쳐 우리나라는 올림픽 6차례, 아시안게임 4차례 등 와일드카드를 10번 사용했다.

그 중 병역혜택이라는 임무를 성공해 낸 적은 딱 두번뿐이었다.

2010런던올림픽 때 박주영은 정성룡, 김창수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나서 동메달을 목게 걸었다.

박주영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2-0승)서 결승 선제득점을 넣어 자신과 후배들을 살렸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선 김신욱 박주호 김승규가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김신욱은 말레이시아와의 조별예선, 박주호는 홍콩과의 16강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해냈다.

이들은 북한을 1-0으로 제치고 우승과 함께 그 귀하다는 병역특례 혜택도 챙겼다.◇ 병역 마쳤거나 혜택받은 와일드 카드, 후배 꿈 못 이뤄줘 2002부산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이운재 김영철 이영표였다.

이운재, 김영철은 병역의무를 이행했고 이영표는 2002월드컵 4강 특례 혜택을 받았다.

이들은 후배들 병역혜택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3위에 그치자 미안함에 어쩔줄 몰라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한 유상철, 정경호 역시 8강까지 팀을 이끌었으나 4강진출에 실패, 후배들에게 보탬이 되지 못했다.◇ 박주영 와일드카드 재수끝에 성공, 손흥민은¨박주영은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와일드카드로 출전했지만 4강서 UAE에 0-1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꿈이 깨졌다.

하지만 2012런던올림픽 때 와일드카드 재수의 길을 걸어 결국 '병역특례' 문안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 와이들카드로 손흥민, 조현우와 함께 황의조가 선발됐다.

이들 중 손흥민은 와일드카드 재수생(2016리우올림픽 출전)이다.

8강서 온두라스에 0-1로 패한 뒤 통곡했던 손흥민이기에 박주영의 길을 밟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번에 손흥민이 기쁨의 눈물을 흘릴지, 꿈이 깨졌다며 땅을 칠지 두고볼 일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