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점점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다.

갑질 등에 따라 경찰과 검찰의 잇단 조사, 영장심사 출석 등에 이어 이번엔 교육부가 조 회장 부자에 대해 학교 이사장 해임, 학사학위 취소라는 강경조치를 내 놓았다.

11일 교육부는 조 회장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20년 전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며 조 사장의 1998년 편입학과 2003년 학사학위를 취소할 것을 인하대에 통보했다.

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조양호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인하대) 이사장은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해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998년 조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한진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6월4~8일과 14~15일 두 차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 사장은 미국에서 2년제 대학을 다니다 1998년 3월 인하대 3학년에 편입했다.

당시 인하대 3학년 편입학 자격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이상 수료(예정)자와 전문대학 졸업(예정)자였다.

조 사장은 미국 2년제 대학에서 졸업인정학점(60학점, 평점 2.0)에 미치지 못하는 33학점(평점 1.67점)만 이수한 뒤 1997년 인하대에서 교환학생 자격으로 21학점을 추가로 취득했다.

이어 이듬해 3월 인하대에 편입했다.

인하대는 외국대학 이수자에게는 취득학점이나 평균평점이 아닌 이수학기를 기준으로 편입학 자격을 부여했는데 조 사장은 이 기준도 충족치 못했다.

3학년에 편입학하려면 4학기 이상 이수해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한 것. 이에 교육부는 "이수학기를 기준으로 편입학 자격 유무를 판단하는 경우에도 4학기 미만을 이수한 것으로 판단되는 등 3학년 편입학 자격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편입학을 승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불법편입학임을 지적했다.

조 사장은 인하대 졸업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학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하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으려면 140학점 이상 취득해야 했지만 조 사장은 120학점만 이수했다.

인하대는 조 사장이 미국 전문대학 교환학생 자격으로 1997년 인하대에서 취득한 21학점을 졸업학점에 포함해 학사학위를 수여했지만 교육부 판단은 달랐다.

교육부는 "교환학생으로 수강해 취득했다고 주장하는 21학점은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협약에 근거한 것"이라며 "당시 기준에 비춰볼 때 인정될 수 없으므로 졸업학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즉 조 사장이 다녔던 미국 전문대학에서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평균평점이 2.5 이상이어야 했지만 조 사장의 평균평점은 1.67으로 교환학생을 갈 수 없었다.

교육부는 회계운영 조사에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돼온 인하대와 한진그룹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알렸다.

인하대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인하대 부속병원의 빌딩 청소·경비 용역비 31억원을 조양호 이사장과 특수관계인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차량 임차 등 용역비 15억원도 조 이사장과 특수관계인 3개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줬다.

인하대 부속병원 지하 1층 식당가 시설공사도 조 이사장과 특수관계인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체결, 공사비 42억원을 지급하는 대신 이 업체가 15년7개월간 지하 2층 시설의 임대료를 가져갈 수 있게 했다.

임대료 수입총액을 계산하면 공사비의 약 3.5배인 1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이사장의 딸 조현민씨에게 부속병원 1층의 커피점을 평균 임대료보다 저렴하게 임대해 임대료 1900만원, 보증금 3900만원의 손실을 부속병원 측에 끼쳤다.

조 이사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일우재단이 외국인 학생 35명에게 지급한 장학금 6억3590만원도 인하대 교비에서 지급했다.

외국인 장학생 선발을 위한 일우재단의 해외출장비 260만원 역시 인하대 교비에서 지불했다.

이에 교육부는 일우재단의 장학금을 인하대 교비에서 지급하고 자신과 특수관계인 업체와 부속병원 시설공사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등의 책임을 물어 조 이사장의 학교법인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기로 했다.

일반경쟁 대상인 경비용역 등을 특수관계인 업체와 수의계약한 것 등과 함께 검찰에 수사도 의뢰할 예정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