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국으로 떠난 11일, '홍준표 키즈' 자유한국당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과 강연재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이 공항을 찾은 것은 홍 전 대표의 출국길을 배웅하기 위해서였다.

이로써 다시 한번 그들이 '홍준표 라인'이라는 점이 재확인된 셈이었다.

조금은 민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두 사람은 모두 지난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가 패했으나 각각 3만2126표(배현진 송파을 후보), 1만3297표(강연재 노원병 후보)라는 적지 않은 표를 얻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본인들도 선거 이후 정계에 남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패장'이고 당내 입지도 많이 좁아진 상황이다.

정계 복귀 의지는 있어 보이지만, 아직 상황적으로 불확실하다.

이대로 영영 정계 복귀가 어려울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홍 전 대표의 '키즈'라는 타이틀이 두 위원장에겐 충분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런데도 배·강 위원장은 일찍 전부터 공항에 도착해 홍 전 대표를 기다리는 정성을 보였다.

대부분의 측근, 지지자들이 출국장 게이트에서 홍 전 대표를 기다린 반면 배·강 위원장은 공항 바깥의 차량 하차장까지 나와 버스를 타고 온 홍 전 대표를 맞이했다.

홍 전 대표도 두 위원장을 보자 환하게 웃으며 악수로 고마움을 표했다.

사실 어찌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배·강 위원장은 홍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해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까지 출마시킨 대표적인 '홍준표 키즈'로 꼽힌다.

우선 배 전 앵커는 홍 전 대표가 '사고초려(四顧草廬)'해 영입했을 정도다.

과거 보수 진영 MBC 시절 파업에 불참하며 노조로부터 '적폐 세력'으로 분류돼 온 배 위원장은 지난해 정권이 바뀌고 최승호 사장 체제가 들어선 직후 퇴직했다.

새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배 위원장은 퇴직 직후 '깜짝' 한국당 입당과 함께 정계에 입문했다.

홍 전 대표의 영입 요청에 응한 것이었다.

"이 자리에 배현진 후보를 모시려고 참 고생을 했다.배현진 후보를 데리고 오면 선거는 무조건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강효상 비서실장을 시켜서 네 번을 찾아가서 설득을 하고 겨우 승낙을 얻어서 데리고 왔는데 와서 보니까 속이 꽉 찼다." (지난 5월 13일 홍준표 전 대표의 배현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축사)입당 후 바로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낙점돼 재보궐 선거까지 출마한 배 전 앵커는 홍 전 대표가 특히 아끼는 후보였다.

홍 전 대표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주 배 위원장의 유세 현장을 찾는 등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매번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 위원장은 '안철수 키즈'에서 '홍준표 키즈'로 깜짝 변신한 인사다.

그는 안철수 대표 시절 국민의당에서 정치에 입문했고, 20대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19대 대선 당시에도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를 열심히 도왔다.

그러나 강 위원장은 돌연 "(국민의당이)제3중도의 길을 가는 정당도 아니고, 전국 정당도 아니고, 안철수의 새 정치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안 전 대표 곁을 떠났다.

이후 강 위원장은 지난 1월 홍 전 대표의 법률특보를 맡으며 정계에 복귀했다.

'안철수 키즈'에서 '홍준표 키즈'로 변신한 순간이었다.

강 위원장은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노원병 당협위원장직을 맡으며 존재감을 부각했고, 재보궐 선거에도 출마했다.

홍 전 대표는 배 위원장만큼이나 강 위원장에게도 전폭적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게다가 강 위원장은 유난히 다른 누구보다 홍 전 대표에 대한 의리가 강했다.

강 위원장은 지방선거 직전 많은 후보들이 홍 전 대표의 유세 지원을 거부할 때 홀로 지원 유세를 요청하기도 했다.

"다 죽어가는 보수진영의 대선주자로, 당 대표로, 1인 다역, 악역을 자처하시며 버텨오신 것들을 조금 내려놓으시고 평범한 사람들과 소탈한 일상, 소통, 많이 웃으시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강 위원장은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 전 대표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