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지갑을 털어 독일 등 유럽을 지켜주고 있지만 독일은 수십억달러를 퍼부어 러시아 가스를 사들이고 있다며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이다"고 극단적인 용어까지 구사하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즉각 "우리 독일연방은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에 가장 강력한 관계였던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사이는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는 사업가 대통령 트럼프로 인해 창설이래 가장 큰 불협화음을 노출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브뤼셀 나토본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에게 국방비 지출을 늘려 미국의 방위비 부담을 줄여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의 조찬회동에서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 도입을 위해 추진하는 '노드 스트림 2 파이프라인 사업'을 언급하면서 "독일은 러시아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러시아에 포로가 돼 있다.독일은 총체적으로 러시아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독일을 보호하려고 하는데, 그들(독일)은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이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작심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독일이 가스와 에너지를 들여오기 위해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한다면 나토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재차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가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기로 합의했다"며 "왜 29개 회원국 가운데 5개국만 이 합의를 충족하느냐"고 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유럽 보호를 위해 국방비를 지불하고도 무역에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유럽의 나토 회원국을 향해 "GDP 2%의 국방비 지출을 오는 2025년까지가 아니라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토정상회의 첫날 트럼프 대통령은 28개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GDP의 2%가 아니라 당초 목표치의 2배인 GDP의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1.24%이고,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3.5%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이 러시아의 포로가 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나는 소련의 통제를 받았던 동독에서 직접 경험했다"면서 "오늘날 통일 독일에서 자유를 누려 매우 행복하다.우리는 독립적으로 정책을 수행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받아 쳤다.

독일이 국방비 지출을 GDP의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나토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 불만에 대해선 "2024년까지 독일은 2014년 국방비보다 80% 이상 더 지출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한 웨일스 나토정상회의 결정을 이행할 것"이라고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